고려 후기 승려인 나옹 혜근(懶翁惠勤, 1320-1376)의 가(歌)와 송(頌) 등의 시문을 모은 책으로, 나옹 사후에 간행되었다. 정확한 간행 시기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함께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 『나옹화상어록』에 1379년 8월 이색(李穡, 1328-1396)이 작성한 서문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무렵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옹의 시자(侍者)였던 각뢰(覺雷)가 스승의 가(歌)와 송(頌)을 모은 것을 나옹의 가르침을 계승한 환암혼수(幻庵混修, 1320-1392)가 교정하여 간행하였다. 나옹의 법어들을 모은 『나옹화상어록』은 시자인 각련(覺璉)이 모은 것을 환암혼수가 교정하였다.
1권 1책의 목판본이며, 고려 말에 판각된 판목을 이용하여 조선시대에도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근대에는 1930년에 경성제국대학에서 영인본을 간행하였다. 1940년에는 월정사에서 납활자본으로 간행하였다. 1984년에는 조선시대 간행본을 저본으로 하고 월정사 활자본을 대교본으로 하여 새롭게 편집하여 한국불교전서 제6책에 수록하였는데, 여기에는 부록으로 이두로 된 「나옹화상승원가(懶翁和尙僧元歌)」를 추가하였다. 보물로 지정된 조선 초기 간행본이 리움미술관(湖巖美術館)에 소장되어 있으며, 규장각과 동국대학교 도서관 등에도 조선시대 간행본이 수장되어 있다.
권두에 「완주가(翫珠歌)」(4구 15수) · 「백납가(百衲歌)」(4구 10수) · 「고루가(枯髏歌)」(4구 13수) 등 3편의 가(歌)가 있고, 294편 334수의 송(頌)이 수록되어 있다. 3편의 ‘가’ 뒤에 이색(李穡)의 「나옹삼가후(懶翁三歌後)」가 수록되어 있는데, 본래는 3편의 '가'가 별도로 유통되다가 후에 '송'과 합쳐진 것으로 생각된다. '가'의 각 수는 첫 구 6자, 나머지 3구는 7자의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송’은 칠언율시 12편 13수, 오언절구 5편, 오언율시 2편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칠언절구로 되어 있다.
3편의 '가'는 불교의 수행을 주제로 하여 구어체 노래로 표현한 것이다. 「완주가」는 신령하고 영롱한 구슬이 인간 속에 본래 갖추어져 있음을 읊은 것으로, 구슬을 불성(佛性)에 비유하여 노래하였다. 「백납가」는 승려들이 입는 100번이나 꿰맨 누더기를 소재로 출가와 수행의 공덕을 찬미한 노래로서, 누더기를 걸치고 수행하는 무소유(無所有)를 칭송하고 있다. 「고루가」는 수없이 많은 생(生)을 자각 없이 살다가 마른 뼈로 변하여 진흙 속에 버려져 있는 해골을 소재로 하여, 인생의 무상함을 알고 참된 도를 깨달을 것을 권고하는 노래이다.
이색의 「나옹삼가후」에서는 이들 노래가 나옹 혜근의 정리된 사고를 보여 주고 있고, 중국의 고승 영가(永嘉)가 지은 「증도가(證道歌)」의 구법(句法)을 본떠 지어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334수의 '송'은 자연을 노래한 시와 동료 및 제자·신도들에게 준 시들로 이름을 딴 명호송(名號頌), 그리고 요청을 받고 내려준 게송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장 뒷부분에는 자찬(自讚) 5수와 발원(發願) 1수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