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남정록(南征錄)」이라고도 한다. 지은이의 할아버지인 박성원(朴盛源)이 1775년(영조 51) 11월 17일(음력)에 집의(執義)였던 남강로(南絳老)를 두둔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영조의 노여움을 사 그날로 대사간에서 파직됨과 동시에 흑산도에 유배되었다.
이에 손자인 지은이가 당시 65세인 할아버지를 모시고 지낸 일들을 일기 형태로 기록한 것이다.
내용은 귀양길을 가면서 경험한 여러 일들과 유배지에서 있었던 일들 및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것이다. 중요한 일이 있었던 날들은 매일 기록하였으나, 그렇지 않은 때에는 ‘초이일 지십일일’ 등과 같이 모아서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귀양살이한 본인이 직접 저술한 것이 아니고 배행자(陪行者), 곧 유배죄인을 모시고 따라가서 같이 고생한 아랫사람에 의하여 저술되었다는 점에서 유배문학작품 중에서도 몇 편 안되는 국문산문작품으로서의 특징을 가진다.
또한 이 작품은 이제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흑산도를 무대로 한 유배문학작품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것이라고 평가된다. 특히, 당시의 맞춤법 연구에 귀중한 자료적 가치로도 높이 인정받을 만하다.
이와 비슷한 유배문학작품으로 이 작품보다 앞서 이루어진 「북관곡(北關曲)」이라는 송주석(宋疇錫)의 가사가 있다. 송주석은 할아버지인 송시열(宋時烈)이 함경남도 덕원으로 귀양갈 때에 배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