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창작연대는 미상이지만, 작품의 내용 중에 “금년갑인 춘삼월은 우리 왕모 갑일일세”와 “국파군망”, “우리 고국 복국하시와”와 같은 한말의 상황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갑인은 1914년이며, 이때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자 또한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 한말에 만주지방으로 망명한 독립투사의 손녀이고, 문충공(文忠公)의 후예로 유씨(柳氏) 가문에 출가한 사람이라 한다.
2음보 1구로 계산하여 358구이며, 음수율은 3·4조와 4·4조가 지배적이고, 2·4조와 2·3조가 드물게 나타난다.
내용은 만리이역에서 온 할머니의 서간을 받은 반가움에 이어서 망국의 비운을 차탄하고, 두번에 걸친 친정의 만주망명과 그에 따른 작자의 애절한 심정을 노래하고, 마지막에 국운의 회복을 조물주에게 기원하였다.
이 작품은 다른 규방가사와는 달리 한말 망국의 비운을 당한 당시의 시대상과, 한 사대부가 나아가는 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풍부하고 세련된 표현 등이 이 작품의 가치를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