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2책.
단군조선으로부터 고려말까지의 역사내용을 ≪동국통감≫을 대본으로 하여 축약한 책이다. 이 책은 학자들의 교양서로 읽히게 하고자 편찬하였다. 갑진자 · 운각인서체자 · 정리자 등으로 여러 차례 인쇄되었고, 조선의 학자들에 의하여 가장 널리 읽혀진 우리 나라 역사서였다.
그러나 그 책 안에는 박상이 편찬했다는 표현은 없다. 따라서 이 책은 책명이 같은 점으로 인하여 조선총독부에서 발간된 ≪조선도서해제≫ 이래 지금까지 도서관의 도서목록에는 권근(權近)의 저서로 잘못 기록되어 왔다. 이 책을 박상이 편찬한 것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은 김휴(金烋 : 1597∼1639)가 쓴 ≪해동문헌총록≫의 기록과 또한 임보신(任輔臣 : ?∼1558)의 ≪병진정사록≫의 내용이다.
박상의 ≪동국사략≫의 특징은 우선 단군조선으로부터 백제, 고구려의 멸망까지의 역사 1권, 신라의 통일 이후의 역사 1권, 고려기 4권으로 되어 있다. 각 권의 내용상 특징은 다음과 같다. 1권에서는 ≪동국통감≫에서 외기로 다룬 단군조선 이하 기자조선, 위만조선, 4군 2부, 삼한의 역사를 본기사로 함께 다루었고, 삼국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서술하였다.
삼국의 역사는 각 왕마다 각 국의 나라 이름을 밝히고 있으며, 자연의 재이(災異) 현상은 기록을 주로 생략하고, 사건의 연대는 어느 왕대로 기록하였을 뿐 어느 왕 몇 년을 밝히지 않았다. <열전 列傳>에 오른 인물에 대하여는 빠짐없이 기술하고 있다. 권2에서는 신라기(新羅紀)라 하여 문무왕부터 다룬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문무왕 9년 이후 신라 말까지의 역사가 다루어졌다.
권3에서부터 권6까지는 고려기(高麗紀)라 하여 고려 태조 19년부터 공양왕 말까지의 역사가 다루어졌다. 고려기에서의 서술에서는 각 왕의 연대가 사건 기사 앞에 기술되었다. 이 책에서는 편자의 사론은 쓰지 않고, ≪동국통감≫에 실린 사론 중 권근의 사론과 ≪동국통감≫의 편자의 사론을 “史臣曰(사신왈)”로 선별하여 싣고 있으나 중종반정 이후의 사림의 역사적 성향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건 기술의 세주를 통하여 정도전을 폄하하고, 이색 · 정몽주 · 김진양 등을 높이 칭송하는 표현을 하고 있는 점을 통하여 사림파의 역사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