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笑話)에 속하며, 한자어로는 ‘미낭능언설화(米囊能言說話)’라고도 한다. 널리 구전되고 있지만, 문헌설화로는 발견되지 않는다.
옛날 어떤 곳에 이웃집에 사는 예쁜 여자를 탐하던 남자가 그 여인의 남편이 출타한 틈을 타서 집에 들어가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려는데, 뜻밖에 남편이 돌아왔다. 피할 곳을 찾던 남자는 다른 방도가 없어 방에 있던 쌀자루 속에 들어가서 숨었다. 방 안에 들어온 남편은 여기저기를 살피다가 쌀자루를 보고 툭 차면서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다. 여자는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데 쌀자루 속에 든 남자가 “나는 쌀자루요.” 하고 대답하여 모든 일이 드러났다. 남편은 쌀자루에 든 남자를 죽이고 여자도 벌을 주었다.
손진태(孫晉泰)는 이 설화가 중국의 『오잡조(五雜俎)』 16권에 실려 있는 것과 그 내용이 거의 같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에서 들어온 설화로 밝힌 바 있다.
이 설화는 간통하러 온 남자가 갑자기 나타난 본남편을 피하여 숨었다가 망신당한 점에서 「쌀뒤주설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설화는 비윤리적 행위를 한 인물을 징치한다는 점에서 교훈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다소의 해학도 담고 있다. 이에 반하여 「쌀뒤주설화」는 윤리적 행위에 대한 교훈보다는 규범적 사고를 가진 인물에 대한 해학과 풍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간통하러 온 남자가 숨는 곳이 쌀자루인 쪽보다는 쌀뒤주인 쪽이 생활문화적으로 발전된 형태라는 점, 「말하는 쌀자루」의 윤리성의 강조와 「말하는 쌀자루」의 풍자라는 상반된 주제 의식에서 볼 때, 「말하는 쌀자루」의 설화가 「쌀뒤주설화」보다 더 선행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또한 「말하는 쌀자루」설화는 이후 「배비장전」 같은 소설 작품을 발생하게 한 근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