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1910년 2월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 내원암(內院庵)에서 49일 동안의 수련을 마치고 발표했는데, 양한묵(梁漢墨)이 대필하였다. 손병희의 글들은 대부분 짧고 체계화되지 않은 것이 많으나 이 『무체법경』만은 체계가 잡혀 있다. ‘무체법경’이라는 글의 제목은 무체지례(無體之禮)라는 말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9개 항의 소제목을 붙였는데 성심변(性心辨)·성심신삼단(性心身三端)·신통고(神通考)·견성해(見性解)·삼성과(三性科)·삼심관(三心觀)·극락설(極樂說)·성범설(聖凡說)·진심불염(眞心不染) 등으로 주로 천도교적인 수행방법을 밝히기 위한 내용이다.
동학혁명운동과 갑진개혁운동을 주도하였던 동학은 사회운동쪽에 치우쳤으나, 사회운동만으로는 교단을 이끌어가기가 어렵게 되자, 종교적 수행에 치중하는 방침을 세우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성심변」에서는 성과 심은 근본에서 둘이 아니고 하나이므로 성심쌍수(性心雙修)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성심신삼단」에서는 성(性)·심(心)·신(身)은 서로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성신양방(性身兩方)의 수련을 해야 하며, 「신통고」에서는 수행을 통하여 견성각심(見性覺心)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그러자면 자심자성(自心自誠)·자심자경(自心自敬)·자심자신(自心自信)·자심자법(自心自法)의 주체적 수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견성해」에서는 마음 밖에 천과 이가 둘이 없으므로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구할 것을 강조했다. 「삼성과」에서는 원각·비각·혈각의 단계를 거쳐가면 견성각심의 경지에 이른다고 했고, 「삼심관」에서는 허광심·여여심·자유심에 이르게 되는 것에 관하여, 「극락설」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잡히게 됨을, 「성범설」에서는 성이 근원이 하나이므로 수행을 통하여 자리심→이타심→공화심→자유심→극락심에 이른다고 하였다.
끝으로 「진심불염」에서는 자천자각(自天自覺)의 경지에 이르면 나와 하늘, 성과 범, 개인과 세상, 죽음과 탄생이 둘이 아닌 해탈에 이른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