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 설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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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문신이면서 암행어사로 유명하였던 박문수에 관한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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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후기의 문신이면서 암행어사로 유명하였던 박문수에 관한 설화.
내용

문헌설화는 『기문총화(記聞叢話)』 2편, 『계서야담(溪西野談)』 1편, 『청구야담(靑邱野談)』 3편, 『선언편(選言篇)』 2편, 『동야휘집(東野彙輯)』 2편, 『대동기문(大東奇聞)』·『실사총담(實事叢譚)』 등에 각각 전하며, 구전설화는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면서 자료도 풍부하고 유형도 다양하다.

민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전설의 하나이다. 문헌설화는 ① 박문수의 중매담, ② 박문수와 물 긷는 여종, ③ 박문수의 등과(登科)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문헌설화 중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박문수의 중매담은 『기문총화』·『계서야담』·『청구야담』·『선언편』·『동야휘집』에 실려 있으며 구전설화로도 전해진다. 박문수와 물 긷는 여종은 문헌에만 있고 구전되지는 않는다. 『기문총화』·『청구야담』·『선언편』·『동야휘집』에 실려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문수가 등과하기 전에 진주 책방에 있을 때 한 기생과 사귀어 정이 깊었다. 그 무렵 관청에 박색이라 늙도록 시집을 못 간 물 긷는 종이 있었는데, 그 여자에게 남녀의 정을 알게 하는 사람은 큰 복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박문수가 측은히 여겨 계집종을 불러 동침하였다.

나중에 박문수가 서울에 가서 응과하여 암행어사가 되어 내려왔다. 기생은 초라한 행색을 보고 박대하였으나, 종은 지성껏 대접하였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박문수의 성공을 빌고 있었다 하였다.

그 사실을 안 박문수는 감격하였다. 이튿날 사또가 베푼 잔치에 가서 좌중의 멸시를 받고서 어사출두를 외쳐 관리들을 징계한 뒤, 기생에게는 벌을 주고 그 여종에게는 상금을 주었다.

박문수의 등과에 관한 이야기는 『청구야담』에 전하는데, 글을 전혀 못하는 박문수가 남의 글을 훔쳐 급제하였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간부(姦夫)에게 살해당한 혼령이 원수를 갚기 위하여 초립둥이로 환신해서, 박문수에게 글귀를 가르쳐 주었다는 구전설화와는 비교된다.

구전설화는 다양한 유형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크게 세 가지 경우로 정리할 수 있다. 즉, ① 도움받을 사람을 지략으로 도와준 박문수 절대우위형, ②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한 박문수 상대우위형, ③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는 박문수 실패형이 있다.

박문수 절대우위형은 민중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 주는 구원자적 모습의 박문수의 이야기이다. 알려지지 않은 효부나 열녀 등 행실이 훌륭한 사람을 찾아 표창한 이야기, 간통이나 살인 누명을 쓴 억울한 사람의 결백을 입증하고 죄인을 찾아 처단한 이야기, 가여운 처지의 사람을 혼인하게 해 준 이야기, 횡포 부리는 나쁜 사람을 개심시키거나 벌을 준 이야기가 이에 해당된다.

이 중에서 문헌과 구전에 함께 나타나는 박문수의 중매담을 구전설화 중심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박문수가 나라 안을 두루 살피며 돌아다니던 중에 날도 저물고 배도 고파 오누이가 살고 있는 어느 집에 가 밥을 청하였더니, 양식이 없어 아버지 제사에 쓸 쌀로 밥을 지어 대접하였다.

이에 감격한 박문수가 집안 형편을 살피고는 그들에게 근심이 있는 것 같아 사정을 물었다. 소년이 어렸을 때 정혼한 처녀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집안이 기울자 청혼한 처녀가 내일 다른 곳으로 시집간다는 것이다.

이튿날 아침, 박문수가 지략을 내어 그 처녀의 아버지를 굴복시켜 전일의 약속을 지키게 하고, 그 처녀에게 장가올 신랑은 소년의 누이의 배필로 삼아, 같은 날 남매를 나란히 혼인시키고 재산도 나누어 주었다.

박문수 절대우위형에 비하여 박문수 상대우위형에는 박문수의 능력이 보다 약화된다. 박문수가 전국 각지를 두루 살피며 다니던 길에 점쟁이의 점괘를 얻어 자기를 죽이려는 기생의 원한을 누그러뜨리고 함께 살았다는 고침단명(高枕短命 : 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못 산다는 말)의 이야기, 초립둥이의 도움으로 글귀를 얻어 과거에 급제하고 살인한 간부를 처단하는 이야기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박문수가 전국 각지를 다니며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었다는 이야기 못지않게 많이 발견되는 것이 박문수 실패형이다. 박문수는 식견이 뛰어나다고 자부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 당황하거나, 또는 죽을 뻔한 위기에서 도움을 받아 살아나기도 한다.

이 때 도움을 주는 인물이 어린아이일 때가 많아서 박문수의 패배를 구체화시킨다. 천하의 박문수도 정작 중요한 고비에 이르면 어린아이만한 지혜도 없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박문수는 백정의 계략에 말려들어 그가 신분상승을 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어느 백정이 돈을 주고 좌수 자리를 산 뒤 이사를 하고는, 그곳에서 양반 행세를 하며 박문수를 자기 조카라고 자랑하였다. 박문수가 그 소문을 듣고 찾아갔으나, 그 백정이 보통 인물이 아니어서 그냥 묵인해 주었다. 백정이 사례로 많은 선물을 보냈는데, 박문수 동생이 그 사실을 알고 백정을 혼내 주려고 달려갔다.

박문수가 몰래 백정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이에 백정이 대비하고 있다가 박문수의 동생을 미친 사람으로 몰아대고 광에 가둔 뒤, 크게 혼내 주어 아저씨로 인정한다는 약속을 받아 내었다. 그 뒤 백정은 박문수 동생이 떠날 때 많은 선물을 주었다.

박문수이야기는 모두 박문수의 실제적인 행적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다만, 박문수가 몇 차례 암행어사 노릇을 하면서 잘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암행어사에 관한 이야기가 모두 박문수이야기로 수용될 수 있는 흡인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문수이야기는 개화기에 쓰인 소설 「박문수전」형성에 영향을 끼쳤다. 「박문수전」에는 3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중 제1회 ‘무주구천동순행’은 「박문수설화」의 기록이다. 같은 시기에 지어진 「삼쾌정(三快亭)」은 주인공의 이름이 박문수가 아니고 박성수로 되어 있지만, 민간에서는 그것을 박문수이야기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삼쾌정」에 실려 있는 과거, 살인한 중, 의형제 등 3편의 이야기는 「박문수설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박문수전」과 「삼쾌정」 같은 소설 작품과 문헌설화는 박문수가 절대적인 우위에 서서 사건을 해결한 경우만을 강조하는 데 반하여, 구전설화에는 박문수의 절대우위형·상대우위형·실패형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구전설화는 박문수이야기를 통하여 민중들의 현실에서의 기대와 좌절을 함께 표현하고 있어, 보다 폭넓은 현실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참고문헌

『기문총화(記問叢話)』
『계서야담(溪西野談)』
『청구야담(靑邱野談)』
『선언편(選言篇)』
『동야휘집(東野彙輯)』
『대동기문(大東奇聞)』
『실사총담(實事叢譚)』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6)
「박문수설화연구」(정현숙, 영남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80)
집필자
최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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