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근(附近)이라고도 한다. 함경북도 명천군 하운면 명천동에서는 환자가 생겨서 농사일이 뒤처지거나 곤란을 받는 농가, 혹은 주택의 신축이나 개축, 10세 이하의 사망자가 생겨서 장례를 치러야 할 때, 그밖에 농가에서 곤란한 사정이 생겨 농사일을 도와주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도와주는 관습이 있었다.
이러한 관습을 부군이라고 하였는데 부군을 행할 때는 마을의 대표인 존위(尊位)가 총지휘하여 작업을 진행하며, 모든 마을 사람들이 동원된다. 이와 같은 협동관행은 1940년대까지만 해도 함경북도에서 자주 행하여진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용어는 달리하지만 이와 유사한 협동 내지는 봉사노동관행이 우리나라의 촌락사회에서 널리 관행되어왔다. 경상북도 문경지방에서 관행되었던 ‘우살미’와 경상남도 내륙지방에서 아직도 간혹 행하여지고 있는 ‘울력’이 그 좋은 예에 속한다.
우살미는 신축가옥의 지붕이기를 할 때 마을사람들이 무보수로 공동작업을 해 주는 관습이다. 울력은 길흉사가 있거나 일손이 모자라 농사일이나 가사(家事)가 밀려 있는 가정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의논하여 무보수로 노동력을 제공해 주는 관습을 말한다.
부군을 비롯한 이런 관습은 두레나 품앗이보다 공동체의식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협동이라기보다는 봉사에 가까운 성질의 노동방식이다.
이러한 성격의 노동관습은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관습인데, 아직까지도 그 맥은 흐르고 있다. 그러나 화폐경제의 영향으로 소멸하여가고 있는 관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