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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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가옥의 밀집도가 낮고 산재하여 형성된 마을. 산거촌락 · 화전민.
이칭
이칭
산거촌락(散居村落), 화전민
목차
정의
가옥의 밀집도가 낮고 산재하여 형성된 마을. 산거촌락 · 화전민.
개설

일명 산거촌락(散居村落)이라고도 한다. 촌락은 가옥의 밀집도에 따라 집촌(集村)과 산촌으로 나뉜다. 산촌은 가옥들이 집단을 이루지 않고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흩어져 있는 촌락이다. 그러나 가옥간의 정확한 최대·최소 거리를 정한 규정은 없다. 개개의 가옥이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고립 농가와 몇 호의 가옥이 집합해서 한 단위를 형성하여 산재하는 소촌(小村), 이른바 장촌(莊村)이 포함된다. 장촌은 일반적으로 산촌의 일종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중간 형태에 속하며, 영국의 햄릿(hamlet), 독일의 바일러(Weiler)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산촌은 촌락의 역사가 짧으며, 농가가 농경지에 인접해 있다.

내용

산촌이 형성된 이유로는 토지에 따라 일정하지는 않지만, 지형·수리 등의 자연적 조건과 농업 경영의 방법 및 취락 형성에 대한 역사, 민족성 및 기타 사회적 조건 등을 들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이유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삼림지대나 구릉지·산악지와 같이 경지가 불연속적이고 널리 흩어져 있는 지역에서는 빈약한 경지에 가옥이 침입하지 않기 위해 경작에 부적당한 토지에 고립 가옥이 생겨 산촌을 이룰 수가 있다. 둘째, 물을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 지방에서는 가옥이 분산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홍수의 위험이 많은 삼각주나 저습지는 예외이다.

셋째, 방어의 필요성이 없으면 산촌 형태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치안이 확보되어 공동 방어의 필요가 없으면 분산하게 된다. 넷째, 농가 1호당의 경지가 매우 넓고 기계에 의한 대농법(大農法)이 실시되고 있는 신개척 지역에서는 경지에의 왕복과 관리에 편리하도록 경지 중앙에 농가가 위치한다. 따라서, 촌락 형태는 자연히 산촌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집촌이 발달하고 산촌 형태의 촌락은 드물었다. 산촌의 대표적인 분포 지역으로는 밭농사를 주로 하는 태백산지, 충청남도 태안반도의 구릉지를 비롯한 서해안의 간척지·개간지와 과수원 지대, 대도시 부근의 근교농업 지대 등이 있다. 지리산지에서도 17〜18세기에는 화전민에 의한 산촌이 보편적인 취락의 형태였다.

태백산지에서는 완사면이 비교적 넓으나 흩어져 있기 때문에 농경지가 분산하게 되고, 따라서 촌락도 산촌의 형태를 이루게 되었다. 개별적으로 입산하여 밭을 일군 화전민이 많았던 것도 산촌을 촉진한 원인이 되었다. 태백산지에서는 농가와 농가 사이의 거리가 50〜100m이며, 농경지는 대부분 화전이 숙전화(熟田化)한 것이다.

태안반도는 100∼300m의 저산성 산지가 전지역의 70%를 차지한다. 평야가 발달되지 않아 농경지의 연속성이 결여되고, 지하수면이 얕아서 용수가 풍부하며, 일반적으로 강풍 지대이므로 연소방지를 위하여 산촌의 형태를 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근래에는 구릉지에서 관정(管井)을 뚫어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태안반도에서는 자식들이 분가할 때 남의 집에 근접하지 않도록 하는 풍습이 있는데, 이러한 풍습도 산촌 형성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지역의 산촌은 대체로 조선 초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비교적 넓은 농경지에 다수의 복귀민(復歸民) 및 외지에서의 유입민들이 산거하여 산촌이 형성되어 현재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

경상북도의 사과 재배 지역, 제주도의 감귤 재배 지역 등의 과수작촌(果樹作村)은 전형적인 산촌 형태를 취한다. 과수원은 면적이 크므로 경작의 편의상 농가가 중앙부에 고립장택(孤立莊宅)으로서 위치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산촌 형태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산촌은 주택의 주위에 경지가 집중되어 있으므로 농가의 작업에 편리하고 관리하기가 좋다. 특히, 기계를 사용하는 대규모 농업의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상·하수도 및 쓰레기 처리 등의 공동 시설의 설치와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기도 하다. 또, 촌락 전체의 중심이 없고 사회적 결합이 약하여 공동적인 활동이 결여되어 있고, 산재하는 농가를 연결하는 도로가 복잡하다.

산촌의 종류로는 자연발생적으로 성립된 것과 계획적으로 설정된 것이 있으나 후자의 경우가 일반적이다. 산촌의 개발 초기에는 질서정연한 모양의 토지구획 가운데 개개의 농가가 분포하고 규칙적인 것이 일반적이다. 각각의 지역에 따라서 성립의 역사 및 성격을 달리하나, 대부분은 개척 당시의 토지의 균등 분할에 의한 것이다.

산촌 가운데도 그 기원이 비교적 새로운 것은 간척촌 및 과수촌이다. 특히, 간척촌은 설정할 때 일정한 경지를 구획하여 그곳에 분산 정주(分散定住) 하게 한다. 간척촌은 내륙의 산촌과는 달리 경지를 비교적 넓게 보유하며, 그 가운데 농장이 건설되어 있다. 산촌은 촌락의 특색으로 보아 집촌과 같은 촌락 공동체적 성격이 결핍되고 혈연과 지연에 의한 결합도 미약하다. 근래 들어 일부 산촌은 과소지역(過疎地域)으로 변질되어 사라지고 있기도 하다.

참고문헌

『지리산지 농업과 촌락 연구』(정치영,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6)
『한국지리』(권혁재, 법문사, 2005)
『촌락지리학』(홍경희, 법문사, 1985)
「태백산지의 산촌에 관한 연구」(오홍석, 『지리학연구』9, 1984)
「한국과원지역의 취락 연구」(오홍석, 『한국의 도시와 촌락 연구』, 보진재, 1980)
「태안반도의 산촌형성요인에 관한 연구」(이봉준, 『지리학과 지리교육』7,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리교육과, 1977)
집필자
홍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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