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습이 마치 삿갓처럼 생겼다고 해서 삿갓지붕이라 부른다. 기와지붕으로의 삿갓지붕은 정방형 평면의 정자나 육모·팔모의 평면 위에 조성된 것인데, 이들은 건축용어로 사모지붕·육모지붕·팔모지붕이라 부른다.
천장 구조법에 따라 표면을 이루는 지붕이 완성된다. 천장 중에 삿갓천장·삿갓반자의 구조법이 있다. 살림집의 부속건물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부속건물은 그 결구법(結構法)이 매우 원초적인데, 지붕도 그에 따라 질박한 초가 형태가 된다.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운조루(雲鳥樓) 앞의 모정(茅亭)은 굵은 기둥을 중앙에 세우고 마치 우산을 만든 듯이 하여 서까래가 우산 살대같이 설치되었다. 이런 천장에 따라 지붕이 구성되었는데 그 모습이 삿갓과 아주 비슷하다.
동궐(東闕)의 후원 안에 청의정(淸漪亭)이 있다. 네모반듯한 평면 위에 팔각의 구성으로 천장을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붕을 완성시켰는데 윤곽은 둥근 형태이다. 역시 이엉을 이은 초가인데 삿갓지붕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자는 방형·팔각·원형이라는 천·지·인의 세 요소를 구비한 철학적 표현을 심도 있게 나타낸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이러한 초가의 지붕 형태에서 기와지붕으로 전개되기에 이른다. 기와로 만든 지붕을 삿갓지붕이라고 하는 속칭은 이러한 전개가 전제되었을 때 얻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