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상(動作相)이라고도 한다. 본래는 슬라브어 문법에서 동작의 완료와 비완료를 표시하는 문법형태에 대해 쓰여왔다.
다른 언어에도 이런 문법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용어의 사용범위는 넓어져 갔고, 개별동사가 가지는 어휘적 특성에 대해서도 이 말이 쓰이게 되었다. 국어의 상은 보통 보조적 연결어미와 보조동사의 결합에 의해 표시되며 연결어미에 의해서도 표시될 수 있다.
국어의 상에는 완료상(完了相)·진행상(進行相)·예정상(豫定相)의 셋이 있다.
(1) 완료상 완료상의 대표적 형태는 ‘-어(아) 있다’이다. “영수도 마루에 앉아 있다.”의 ‘앉아 있다’가 그러한 예인데, 앉는 일이 끝나서 그 결과가 지속되는 의미를 표시한다. 이렇게 ‘-어 있다’가 결과성을 의미하는 동사에 붙으면 동작의 완료를 표시하는데, 이런 동작의 양상을 완료상이라 한다. ‘앉아 있다’는 현재완료상이지만 ‘앉아 있었다, 앉아 있겠다’로 바꾸면 과거완료상과 미래완료상이 된다. ‘-어 있다’가 붙어 완료상을 표시할 수 있는 동사는 ‘앉다·서다·뜨다·마르다’ 등과 같이, 결과성의 의미를 가지는 자동사 또는 일부 형용사이며, 타동사와 ‘-어 있다’는 결코 붙을 수 없다.
“헌 옷을 벗어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 입었다”에 나타나는 ‘-어 버리다’는 헌 옷이 부담이 되어서 그것을 제거할 필요가 있을 때 쓰이는데, ‘-어 있다’와는 달리 동작의 완료 이외 양태적(樣態的, modal) 의미도 결부되어 있다. 이런 부류의 완료상 형태에는 ‘-어 지다, -어 두다, -어 놓다, -어 내다’ 등이 있다.
(2) 진행상 “종소리를 듣고서 학교에 갔다.”의 ‘듣고서’는 연결어미에 의한 동작상 형태인데, 선행절의 동작이 끝나서 그 결과가 후행절에 이행되어 있다. 이런 종류의 동작상 형태에는 ‘-고서’ 이외에 ‘-어서, -다가, -자마자’가 있다. 진행상의 대표적 형태는 ‘-고 있다’이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그것인데, 동사에 두루 붙어 동작의 진행을 표시한다. 이런 동작의 양상을 진행상이라고 한다. ‘읽고 있었다, 읽고 있겠다’로 바꾸면 과거진행상·미래진행상이 된다. 진행상 ‘-고 있다’는 ‘∼책을 읽는 중이다(읽는 중에 있다)’로도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이 형태가 결과성의 의미를 가지는 타동사와 결합할 경우는 진행상의 의미 이외도 완료상의 의미를 가지는 중의성을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옷을 입고 있다.”는 ‘옷을 입는’ 동작이 진행중이라는 의미와 아울러 ‘옷을 입은’ 동작의 완료와 그 상태의 지속을 뜻하기도 한다. ‘-고 있다’ 이외의 진행상 형태로는 ‘-어 가다, -곤하다’를 들 수 있다.
(3) 예정상 또한, “영수가 책을 읽으면서 걷는다.”의 ‘-면서’는 연결어미에 의한 동작상 형태인데, 동작이 선후 없이 진행될 때 사용된다. “우리도 그곳에 살게 되었다. 아이들은 못 들어가게 한다.”의 ‘-게 되다’와 ‘-게 하다’는 각각 피동적 표현과 사동적 표현으로서 동작의 예정을 표시한다. 이런 동작의 양상을 예정상이라고 한다. 앞의 예는 과거예정상, 뒤의 예는 현재예정상이다. “저도 같이 가려고 합니다.”의 ‘-려고’는 연결어미로 예정상 의미를 표시한다.
(4) 기타 이상은 전형적인 상의 형태이지만, 시제와 서법도 상의 의미를 표시한다. “나는 지금 책을 읽는다.”의 ‘읽는다’는 현재시제형이지만 진행상을 표시하며, “저는 지금 책을 읽습니다.”의 ‘읽습니다’는 직설법형이지만 역시 진행상을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