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린편에는 ‘매혹의 연대’라는 소제목 하에 「파장처럼」 · 「무거운 지축을」 · 「나부끼는 계절」 · 「선회하는 가을」 · 「빛나는 광선이 올 것을」 등 다섯 편, 임호권편에는 ‘잡초원’이라는 소제목 하에 「생명의 노래」 · 「생활」 · 「등잔」 · 「검은 비애」 · 「시내」 등 다섯 편이 실려 있다.
박인환편에는 ‘장미의 온도’라는 소제목 하에 「열차」 · 「지하실」 · 「인천항」 · 「남풍」 · 「인도네시아인민에게 주는 시」 등 다섯 편, 김수영편에는 ‘명백한 노래’라는 소제목 하에 「아메리카타임지」 · 「공자(孔子)의 생활난」 등 두 편과 양병식의 번역시 「결코 실재하지 않지만」(SPENDER, S.) · 「우인(友人)피카소에게」(ELUARD, P.) · 「나는 자기를」(POUND, E.) 등 세 편으로 짜여 있다.
이 시집의 성격은 김경린 · 박인환 · 김수영의 시에서 잘 드러난다. 김경린의 시는 ‘전쟁 · 속도 · 지축 · 시간 · 음향 · 언론 · 유행 · 시민 · 지구 · 광선 · 층계 · 국제열차 · 폭음’ 등의 시어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 문명의 명암을 주로 묘사하면서 ‘낡아빠진 전통’( 「파장처럼」)에 대한 항거를 보여준다.
박인환도 ‘열차 · 지하실 · 인천항 · 인도네시아인민’ 등의 제재와 소재를 통해 도시 문명과 세계시민에 대한 지향성을 주지적 감각으로 노래한다. 김수영은 ‘아메리카타임지 · 공자의 생활난’ 등 당대로서는 이색적이라 할 현실적인 제재와 이국적인 감수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형상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