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고시. 72구. 내용의 이해를 돕는 주를 달았다. 『추재집(秋齋集)』 권5에 수록되어 있다. 석고문을 소재로 하여 그것에 대한 감회·역사·모양 등에 대하여 읊은 시이다.
석고문은 주나라 선왕(宣王)의 업적을 칭송하여 돌에 새긴 것으로, 중국의 각석 가운데 제일 오래된 것이다. 북경에 현존하며, 모양이 북처럼 생겨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작자가 북경에 갔을 때 보고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은 대략 5단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1단에서는 한유(韓愈)와 소식(蘇軾)의 석고에 대한 시를 통해 석고를 알았는데, 지금 직접 석고를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그 감회를 읊었다. 2단에서는 주나라 선왕이 동분서주하며 중흥의 기틀을 마련한 치적에 대하여 읊었다. 3단에서는 석고의 외양과 자체, 비를 세운 목적에 대하여 읊었다.
4단에서는 진나라의 분서(焚書) 때 무사히 넘긴 이래, 당나라에 와서 봉상부(鳳翔府)로 옮겼던 일, 탁본이 극성하게 되어 마모되자 청나라 건륭제 때에 와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세운 일 등 석고가 당시까지 전하게 된 내력을 적었다.
5단에서는 여기에 대한 해석의 역사를 읊었다. 석고에 담겨 있는 글 자체가 오래되어 내용이 까다로운 때문인지, 시 자체의 내용도 이해가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 최고의 비석을 보고 그 유구한 역사서에 감탄하는 작자의 문명의식을 이 시를 통하여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