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회동서관(匯東書館)에서 발행하였다. 원작은 1886년에 발표된 일본 작가 스에히로 텟쵸[末広鉄腸] 가 지은 것으로 일본 개화기의 정치소설이다.
원작 「설중매」는 상편 7회, 하편 8회의 모두 15회로 된 장회소설(章回小說)이며, 구연학이 번안한 「설중매」는 상하편의 구분 없이 15회로 나뉘어 있다.
또한 원작자는 「설중매」의 속편인 「화간앵(花間鶯)」 3권을 써서 전후 5권으로 지어냈으나 구연학의 「설중매」는 속편이 없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새 시대의 선구적 지식인인 이태순은 당시의 격동하는 정치사회를 무대로 자유와 독립을 위한 정치운동을 벌인다. 한편 여주인공 장매선도 신학문을 익힌 신여성으로 주위의 온갖 불의와 권모에 굴하지 않고 개화운동을 벌이며, 어버이의 유언을 따라 마침내 이태순과 가약을 맺기에 이른다.
스에히로의 「설중매」와 구연학의 「설중매」를 비교하여보면, 줄거리는 흡사하나 한쪽이 번안이므로 무대와 등장인물이 달라졌다.
또 일본의 「설중매」는 일본의 미래상을 예상하여, 그 미래의 시점에서 1884년경의 일본 사회를 회고하여 그리는 방법으로 구상한 데 비하여, 우리나라의 「설중매」는 갑오개혁 후의 우리나라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도 청년 정객의 대부분을 독립협회(獨立協會)의 회원으로 하고, 무대도 일본의 하코네[箱根] 온천 복주루(福住樓) 대신에 백운대(白雲臺) 북한사(北漢寺)로 대치되고 있다.
번안작품이라고는 해도, 근대적 민주정치를 주장하는 인물들이 점진적 개혁을 내세우고 현실을 개혁하는 구체적 서사의 과정은 제시되지 못하였다.
이 작품은 그 내용 속에서 연희개량(演戱改良)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곧, 잡설(판소리)·꼭두·무동(舞童) 등을 보기로 들어 역사의 선악과 시세의 가부를 재미있게 형용한 뒤에라야 외국 사람에게도 조소를 면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