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동양서원(東洋書院)에서 간행하였다.
런던의 일류 인물로 지목 받는 복내덕은 명문 출신의 거부인 형리의 서기 노릇을 하며 겨우 먹고산다. 복내덕과 형리의 딸 경랑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형리는 복내덕의 가난을 이유로 혼인을 방해한다.
이에 복내덕은 경랑과 혼인하기 위하여 황금을 찾아 해적 괴수 출신의 거부인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사는 해적당의 굴혈 중도옥으로 떠난다. 중도옥에서 그는 우연히 우물 속에 갇힌 여자 고명녀를 발견하나, 증조할아버지에게 발각되어 그녀와 함께 우물에 갇힌다.
10여 년을 갇혀 있어 동물에 가까운 고명녀에게 복내덕은 말과 사고 능력을 가르쳐 금화를 가지고 우물에서 함께 탈출한다. 형리는 고명녀를 보자 자기의 죄악을 고백한다. 고명녀는 형리의 이복 누이로 형리의 아버지가 그의 허랑방탕함에 실망하여 고명녀를 상속자로 삼으려고 하자 그녀를 해적들과 짜고 내쳐버렸던 것이다.
형리가 뒷일을 복내덕에게 부탁하고 자살한 뒤, 복내덕과 경랑은 혼인하고 고명녀 또한 런던의 제일 신사와 혼인하게 된다.
이 작품은 김교제의 창작이 아니라 번역으로 짐작되는데, 1910년대에는 일본 신파와 함께 서양 소설의 번안·번역도 성행하였다.
김교제는 최찬식(崔瓚植)과 함께 1910년대 초기의 대표적 신소설 작가로, 최찬식이 친일적인 이인직(李人稙)을 이은 데 반하여, 김교제는 애국적인 이해조(李海朝)를 계승하고 있다.
「지장보살」은 근본적으로는 통속소설이지만, 가난한 청년 복내덕이 기득권 세력과 대결하면서 자기의 행복을 쟁취해나가는 줄거리를 통하여 작가의 애국계몽사상을 희미하게나마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