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동문사(同文社)에서 간행되었다. 상권만이 전하며, 하권의 유무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 표지에 ‘신연극’이라고 적혀 있듯이 이 작품은 1908년 11월 작가 자신에 의하여 원각사(圓覺社) 무대에서 공연되었고, 1914년 2월 17일에 혁신단(革新團)에서 다시 상연되었다.
강릉 두메산골에 사는 최병도(崔秉陶)는 김옥균의 감화로 구국의 일념을 품고 그 밑천을 위하여 부지런히 일하여 재물을 모은다. 그러나 자신의 재물을 빼앗기 위하여 억지 죄를 씌운 강원 감사에게 저항하다가 모진 형문에 죽게 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부인은 유복자 최옥남을 낳은 뒤 정신이상에 걸리고, 최병도의 친구 김정수가 재산 관리 및 최옥순 · 최옥남 남매를 맡게 된다.
미국 유학 도중 김정수가 아들 때문에 파산하고 죽어버리자, 최옥순 남매는 자살을 시도한다. 미수에 그친 이들이 곧 미국인의 도움으로 졸업한 뒤 귀국하자, 어머니는 정신을 회복하여 상봉하게 되고, 모두 함께 불공드리러 갔다가 의병을 만난다. 이에 최옥남이 그들을 타이르다가 잡혀가는 데에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 작품은 갑오경장 뒤의 개화의 물결을 탄 시대 의식을 반영하고, 봉건 관료의 부패와 학정을 폭로한 적극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극도로 부패된 당시 봉건 관료의 학정을, 관념에서가 아니라 최병도라는 불굴의 반항 의식을 가진 강인한 성격의 주인공을 내세워 전개하였고, 백성의 반발을 민요(民擾) 사태 직전까지 이르게 하였다는 점 등, 신소설의 주제면에서 가장 우위에 놓이는 작품이다.
또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최병도 일가를 객관화하였고, 최병도를 피지배층의 꺾이지 않는 전형적 인물로 뚜렷이 부각시킨 점 등은 이 작품이 종래의 가정소설 유형에서 벗어나 객관소설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였다. 그리고 작품 속에 「농부가」 · 「나무꾼노래」 · 「동요」 · 「천쇠의 노래」 · 「상두소리」 · 「달고소리」 등의 민요를 삽입하여 충격적인 현실감을 환기시키고 아울러 암시적인 풍자성을 강조한 것도 구성상의 한 특징이다.
이 작품은 전반부의 강렬한 저항정신과는 달리 후반부의 외세 영합적 순응 태도가 괴리를 보임으로써, 저항과 순응이라는 당시 상반된 현실 인식의 동시적 투영이거나 전반 · 후반이 서로 다른 소설이라고 보는 견해들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