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홍전 (薛弘傳)

고전산문

작품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개설

1권 1책. 국문 필사본·활자본. 영웅소설의 유형에 속하는 작품이다. 활자본은 1929년 영창서관에서 간행하였다. 현재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본)와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내용

명나라 시절 주인공 설홍(薛弘)은 일찍이 부모님을 모두 잃고 서모 진씨의 슬하에서 자란다. 진씨는 남편이 죽은 뒤, 가사는 돌보지 않고 연일 술을 마시면서 지내며 홍을 학대 끝에 산중에 갖다 버리게 한다.

버려진 홍은 산중에서 봉황이 물어다준 환생초와 나무열매를 먹고 살아간다. 염라대왕은 홍을 잡아들여 옥황상제에게 바치는 천도를 훔쳐 먹었다고 죄를 다스리려고 하였다가, 죄없음을 알고 인간계로 돌려보낸다. 이때, 백운을 타고 가던 설처사가 홍을 발견하고 선계로 데려가 모친과 상면시킨다.

홍이 살아 있는 것을 안 진씨(秦氏)는 다시 그에게 독을 먹여 죽이려고 하나, 홍은 죽지 않고 몸에 털이 나서 짐승같이 된다. 홍은 노리개로 팔려다니며 온갖 고초를 겪다가, 꿈속에 나타난 한 늙은이가 주는 약을 먹고 인간이 된다. 그는 운담도사를 찾아가 병서와 무예를 배운다.

이때, 소주에서 왕승상이 딸 운선(雲仙)을 데리고 살고 있었는데, 몸종 돌쇠가 왕승상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왕승상은 딸의 꿈에 나타나 사실을 알려주고, 설홍과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 가연을 맺으라고 한다. 설홍은 운담도사의 교시를 받고 소주에 이르러 잠을 청하였는데, 꿈속에서 왕승상의 교시를 받고 왕소저를 겁탈하려 하는 돌쇠를 잡아 죽인다. 두 사람은 신물을 교환하여 가약을 맺고 작별한다.

돌쇠의 아우 돌뿌리가 산중에서 술법을 배우고 나와, 형의 복수를 하려고 왕소저와 설홍을 찾아 헤맨다. 왕소저는 망부의 몽중교시를 받고 산사로 피신한다. 설홍은 용하산에서 돌뿌리를 만나 7일 동안 싸운 끝에 죽인다. 이후 돌뿌리의 스승이 제자의 원수를 갚으려고 설홍과 싸우다가 도리어 죽음을 당한다.

설홍은 과거에 장원급제하고, 기주땅의 순무어사가 된다. 왕소저는 화적떼를 만나는 등 여러 번 위기에 처하며 방황하다가 길에서 뜻밖에 설홍을 만나 구출된다. 이때 북흉노가 중원을 침공하여 황제가 위험한 처지에 빠진다. 설홍은 왕소저와 성례한 뒤, 전쟁터로 달려가 적장을 베고 황제를 구출한다. 대원수가 된 설홍은 호왕의 항복을 받고 돌아와 강동왕의 책봉을 받는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전반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고행담과 결연담을 얽어 놓고, 후반에서는 남자주인공의 영웅담을 얽어 놓은 전형적인 영웅소설이다. 여자주인공 왕운선의 부친인 왕승상이 노비에게 피살되고, 그 노비가 왕소저를 겁탈하려고 하는 것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노비와 주인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자주인공 설홍이 왕승상의 몽중교시를 받고 왕소저를 겁탈하려 하는 노비를 죽이고 왕소저와 가연을 맺는 것도 남녀 주인공들의 새로운 결연과정이다.

아우가 형의 복수를 하려다 설홍에게 죽음을 당하고, 또 스승이 제자의 복수를 하려다 설홍에게 살해되는 것도 특이한 구성이다. 남녀 주인공의 고행담은 영웅소설의 필수적인 요소지만, 이 작품에서는 특히 시련이 여러 번 중첩되어 나타나고, 초월세계를 넘나들며 동물로 변신까지 하는 등 주인공의 시련과정이 독특하게 제시되어 있다.

참고문헌

『한국고전소설연구』(김기동, 교학사, 1983)

「설홍전」(『한국고전문학100』, 23권, 서문당, 1984)

「설홍전」(『구활자본 고전소설전집』3권, 아세아문화사, 1976)

관련 항목

• 영웅소설 고전산문 개념 주인공의 영웅적 일대기를 서사의 기본골격으로 하는 고전소설.

집필자

김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