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춘향전>을 임희재(任熙宰)가 각색하고, 신상옥(申相玉)이 감독한 사극 오락영화. 1961년 신(申)필름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촬영은 정해준(鄭海俊)이 담당했으며, 최은희(崔銀姬)·김진규(金振奎)·한은진(韓銀珍)·허장강(許長江) 등이 출연하였다.
<춘향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의 대부분이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이 영화 역시 남원 사또의 아들 이몽룡과 기생 월매의 딸 성춘향의 사랑을 중심적인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다.
신분의 차이에서 오는 현실적인 제약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며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과 사랑, 이사또의 전근으로 인한 두 사람의 이별, 그리고 신관 변사또의 부임과 함께 겪게 되는 춘향의 고난과 절개, 암행어사가 되어 춘향 앞에 다시 나타나는 이몽룡으로 인하여 모든 시름과 걱정을 잊게 되는 춘향의 모습 등이 차례로 펼쳐진다.
멜로드라마의 기본적인 구조라 할 수 있는 기승전결의 진행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관객들은 쉽게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을 통한 카타르시스적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요소는 이 영화가 흥행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영화는 원작을 지나치게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데다 감독 역시 주제적 시각을 표현하기보다는 재미있게 만드는 데 더욱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오락영화 이상의 수준을 넘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제작 당시 홍성기(洪性麒) 감독, 김지미(金芝美) 주연의 <춘향전>과 경쟁을 벌여, 똑같은 소재로 만들어지는 두 편의 영화 중 어느 영화가 흥행에서 성공할 것인가라는 관심을 모았다가 <춘향전>을 누르고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화제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일본과 홍콩, 미국에 각각 수출되었으며 제8회 아시아영화제와 제22회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