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작자가 김주희(金周熙)라는 주장이 있으나 고증이 요구된다. 1929년경상북도 상주의 동학 본부에서 국한문 혼용본과 국문본 2본으로 간행되었는데, 『용담유사(龍潭遺詞)』 권24에 실려 있다. 이 작품은 「직분가(職分歌)」와 「치덕문(致德文)」 2편으로 되어 있는데, 모두 4·4조가 주조다.
각 편의 내용과 특색은 다음과 같다. 「직분가」는 2음보 1구로 총 708구의 장편 가사로서 모든 사람이 자기의 직분을 지켜 분수 외의 일은 구하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그런 다음 자신의 직분을 찾아 행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닦아야 하고, 또 마음을 닦으려면 스승을 찾아 배워야 한다면서, 화자는 자신이 하느님의 분부를 받은 인물임을 내세워 자신의 교훈을 시행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하늘이 정한 제 분수를 벗어나면 하늘이 이치로써 벌할 것이라는 점과 자신이 스승임을 뚜렷이 내세우는 점에서, 다른 가사와는 달리 적극적 성격이 나타나고 있다.
「치덕문」은 2음보 1구로 총 102구의 비교적 짧은 가사로서, 화자는 먼저 세상을 굽어보니 거의 춘말하초(春末夏初)에 다다른 요지경인데, 성인이 나와야 중생을 제도할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성인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춘말하초에는 석류목(石榴木)이 득의(得意)하듯, 천도(天道)에도 사시(四時)가 있어 그러한 성인이 나타나 제도중생할 것이라면서, 독자들에게 급한 마음 먹지 말고 춘말하초를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 가사는 「직분가」에서 화자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세운 것과는 달리, 자신은 감추고 자신의 등장이 요구될 시운(時運)의 도래를 강조한 것이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