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바탕에 채색. 세로 83.4㎝, 가로 35.7㎝. 호암미술관 소장.
현재 화면이 많이 잘려 나갔으며 관음의 보관에서 오른발에 이르는 부분이 접혀 있었던 듯 손상이 심하고 오른손의 일부도 가채(加彩)되어 있다.
관음보살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대나무와 정병(靜甁), 그리고 선재동자(善財童子)의 모습도 잘려져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산호가 흩어져 있는 물가의 바위대좌 위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얹고 왼발은 아래로 내린 반가좌의 자세, 왼발을 받치고 있는 연화좌, 오른쪽 아래의 선재동자를 가리키고 있는 듯한 염주를 감은 오른손과 바위에 기댄 왼팔, 그리고 원형의 두광과 거신광 등은 고려 수월관음도가 갖추고 있는 통상적인 도상들이다.
관음의 얼굴과 신체는 그다지 건장한 것은 아니지만 적절히 균형잡힌 모습이며 우아하고 기품있는 자태를 보여주며, 고려불화의 신체 묘법대로 먹선 위에 주선(朱線)으로 윤곽을 그린 뒤 채색하였다.
표면의 채색이 전면적으로 약간씩 탈락되어 바탕천의 질감이 드러나 보이는 부분이 많다. 하의인 붉은 치마[裳]는 귀갑문(龜甲文) 위에 연화문을 배치한 기본적인 문양으로 표현되어 있고, 보관 위에서부터 내려쓴 투명한 베일 역시 마엽문(麻葉文)을 바탕무늬로 하고 S자형의 당초(唐草)를 조합한 둥근 원문(圓文)이 시문되어 있으나 매우 가는 선으로 그려진 바탕무늬는 극히 일부분에만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손상이 심하지만 관음의 모습, 표현기법, 차분한 채색, 문양 등 전형적인 고려 수월관음도의 모습을 잘 전하고 있으며, 신체표현과 문양 표현 등의 기법으로 보아 14세기 중엽 혹은 그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