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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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굴암 석굴 본존불
경주 석굴암 석굴 본존불
불교
개념
불 · 보살의 서원을 나타내는 손의 모양 또는 수행자가 손이나 손가락으로 맺는 인(印)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수인은 불·보살의 서원을 나타내는 손의 모양 또는 수행자가 손이나 손가락으로 맺는 인(印)을 가리킨다. 수인은 손으로는 인을 짓고, 입으로는 다라니를 외우며, 마음으로는 삼매에 들게 하는 수행법을 말한다. 비로자나불의 지권인과 법계정인, 아미타불의 미타정인, 석가여래의 근본 5인, 합장인 등이 있다. 삼국시대에는 여원·시무외인이 유행하였고, 통일신라 시기에는 항마촉지인이 많았으며, 9세기 이후 지권인이 유행하였다. 고려 시대에는 보다 다변화된 형태 등이 나타난다. 조선 시대에는 불상의 존명에 따라 수인의 형태가 정립되어 갔으나 항마촉지의 수인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목차
정의
불 · 보살의 서원을 나타내는 손의 모양 또는 수행자가 손이나 손가락으로 맺는 인(印)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내용

부처님이 내자증(內自證)의 덕을 표시하기 위하여 열 손가락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표상이다. 그 종류는 대체로 비로자나불의 지권인(智拳印)과 법계정인(法界定印), 아미타불의 미타정인(彌陀定印), 그리고 석가여래의 근본 5인, 합장인 등이 있다.

먼저 지권인은 왼손의 집게손가락을 펴서 바른손으로 감싸쥐고 바른손의 엄지손가락과 왼손의 집게손가락을 서로 대는 손모양이다. 이때의 바른손은 불계(佛界), 왼손은 중생계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고 미혹과 깨달음이 하나임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법계정인은 석가의 근본 5인과 동일한 형태로, 결가부좌에 두 손의 엄지손가락을 단전(丹田) 아래에서 서로 맞대는 모습이다. 손의 위치가 바뀌는 경우도 있으나 오른손이 왼손 위에 놓이는 것이 원칙이다.

미타정인은 법계정인, 즉 선정인(禪定印)에서 약간 변형된 수인이다. 그 형태는 무릎 위 단전 아래에 먼저 왼손으로 놓고 그 위에 오른손을 포개 놓은 다음 집게손가락을 꼬부려서 엄지의 끝을 마주대서 집게손가락이 서로 닿게 한다. 따라서 입상일 때는 설법인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미타정인에는 9품(品)이 있어 이를 아미타여래 9품인이라고 한다. 즉,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무리를 상 · 중 · 하 3품으로 나누고 이를 각기 또 3생으로 나누어 9단계의 수인으로 나타낸다.

이들 가운데 먼저 상품상생인(上品上生印)은 선정인과 동일한 것으로 왼손 위에 오른손을 놓고 손바닥을 위로 하여 집게손가락을 구부려 엄지에 댄다. 그리고 상품중생인(上品中生印)은 같은 손모습에서 중지를 구부려 엄지에 대며, 상품하생인(上品下生印)은 무명지를 구부려서 엄지에 대는 모습으로 된다.

중품(中品)의 수인은 두 손을 가슴 앞까지 들고 손바닥은 밖으로 하여 나타낸 수인인데, 먼저 중품상생인은 두 손의 집게손가락을 엄지와 마주대고, 중품중생인은 장지를 서로 대고, 하생인은 약지를 대는 모습이다.

석가여래 근본 5인은 선정인 ·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 전법륜인(轉法輪印) · 시무외인(施無畏印) · 여원인(與願印)을 말한다. 또는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한데 묶고 천지인(天地印)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선정인은 법계정인과 동일한 형태이며, 삼마지인(三摩地印)이라고도 한다.

항마촉지인은 석가모니의 정각(正覺) 성취를 상징하는 수인이다. 그 형태는 결가부좌한 자세의 선정인에서 오른손을 오른쪽 무릎에 얹어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를 보통 촉지인(觸地印) 또는 지지인(指地印)이라고도 한다. 즉, 정각을 성취한 석가모니가 악마의 장난을 물리쳤음을 지신(地神)으로 하여금 최초로 증명하게 하는 손의 모습이다.

전법륜인은 석가모니의 설법(說法)을 상징하는 수인이다. 즉, 처음 정각을 이룬 석가모니는 그를 따라다니면서 수행하던 다섯 명의 비구를 위하여 녹야원(鹿野苑)에서 고(苦) · 집(集) · 멸(滅) · 도(道)의 사제(四諦) 법문을 설하였다. 이 같은 설법의 모습을 나타내는 수인으로 왼손과 오른손의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각각 맞대고 나머지 손가락은 펴며, 두 손은 가까이 접근시킨 모습을 나타낸다.

시무외인은 모든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어 두려움에서 떠나 온갖 근심과 걱정을 없애 주는 수인이다. 즉,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모습이다.

여원인은 여인(與印)이라고도 하며 부처가 중생에게 대자(大慈)의 덕을 베풀어 중생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하는 수인이다. 형상은 다섯 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손 전체를 내린 모습으로, 시무외인과 반대의 위치에 손이 있다.

천지인은 탄생불(誕生佛)의 모습이다. 즉, 석가모니가 탄생하자마자 사방 7보를 걷고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또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한 데서 유래되는 수인이다. 형상은 반라(半裸)에 한 손은 하늘을, 한 손은 땅을 가리키는 모습이다.

합장인은 두 손을 서로 합쳐서 나타내는 수인으로 모두 12종이 있어 12합장인(合掌印)이라고 한다. 즉, 견실합장(堅實合掌) · 허심합장(虛心合掌) · 미개련합장(未開蓮合掌) · 초할련합장(初割蓮合掌) · 현로합장(顯露合掌) · 지수합장(持水合掌) · 금강합장(金剛合掌) · 반차합장(反叉合掌) · 반배호상착합장(反背互相著合掌) · 횡주지합장(橫柱指合掌) · 부수향하합장(覆手向下合掌) · 부수합장(覆手合掌) 등을 말한다.

이들 수인은 밀교에서 말하는 ‘삼밀상응 즉신성불(三密相應 卽身成佛)’의 수행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삼밀(三密), 즉 신(身) · 구(口) · 의(意) 3업(業)의 은밀한 수행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몸으로는 손에 인(印:mudea-)을 짓고, 입으로는 다라니(陀羅尼)를 외우며, 마음으로는 삼매(三昧)에 들게 하는 수행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여러 가지 수인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삼국시대에는 여원 · 시무외인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아미타의 9품인 역시 9품인을 그대로 나타내는 예는 드물고 대부분 선정인 · 설법인 또는 항마촉지인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하여 아미타불과 석가여래의 조각상일 경우 그 명칭이 수인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즉, 경상북도 군위군 부계면의 군위 삼존석굴은 아미타삼존이지만 주존 아미타불의 수인은 항마촉지인의 모습을 취한 것이 토함산 석굴암의 경우와 동일하다. 이로 인하여 토함산 석굴암 주존불에 대해서도 그 건립 배경과 함께 불상 명칭에 대하여 재검토되고 있다. 그러므로 수인만으로 불상의 존명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고 꼭 통일되어 있지도 않다. 지권인과 같이 특정된 불상에만 한정된 경우를 제하고는 여러 불상에 넓게 적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다시 말하면, 선정인의 경우 아미타 선정인일 수도 있고, 또는 석가 근본 5인 가운데 나타나는 선정인일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수인 자체는 그 불상이 지니고 있는 불성(佛性)의 표상일 뿐, 이로써 존명까지 결정짓기는 곤란한 경우가 허다하다.

시대별로 본다면 삼국시대에는 여원 · 시무외인이 유행하였고, 통일신라 8세기에는 주로 항마촉지인이 많았으며, 9세기 이후 지권인이 유행하였다. 그리고 고려시대에는 보다 다변화된 형태 등을 주목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비로소 불상의 존명에 따라 수인의 형태가 정립되어 갔으나 항마촉지의 수인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불상연구』(황수영, 삼화출판사, 1972)
집필자
장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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