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는 것을 묘사하는 과정을 통해 문학하는 자세를 심각하게 검토한 글이다. 작자와 나그네가 대화하는 대화체 형식으로 되어 있다. 『진일유고(眞逸遺稿)』 권4, 『동문선』 권3 등에 수록되어 있다.
「신설부」는 크게 3단으로 구성되었다. 1단락에서는 동짓달 검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하고 바람이 거세게 불더니, 이내 눈이 펑펑 내리는 광경을 묘사하였다. 여기에서는 작자의 개입이 없이 객관적 서술로 일관하여 눈오는 광경을 실감나게 그렸다.
「신설부」 2단락에서는 작자가 나그네에게 눈에 대한 작자의 감상을 어떻게 실어야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말한 대목이다. 예전에 여러 문인들이 눈에 대해 다양한 내용과 훌륭한 묘사를 했다.
그렇지만 그 외에도 처지와 형편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리 읊을 수도 있다. 노래와 피리소리에 술을 마시며 인생의 괴로움을 읊을 수도 있고, 불우한 운명을 한숨짓고 개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설부」 3단에서는 나그네가 작자를 꾸짖으며 글쓰기의 방향을 제시한다. 눈에 대한 감상에 젖기 전에 눈이 왜 내리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라. 눈은 곧 임금의 덕화로 인하여 내리는 풍년의 상서로운 징조이다. 그러므로 눈을 보고는 가없는 임금의 성덕을 읊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결국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임금의 덕을 읊었다는 것이다.
「신설부」는 객의 힐난에 못 이겨서 눈은 임금의 덕을 말해주는 것이라는 객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처럼 결말을 얼버무렸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이 글에서는 문학은 눈의 모습을 묘사하고 말 것인가, 임금의 덕을 칭송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겉으로 보아서는 상서롭고 태평스럽기만 한 시대에 감추어져 있는 고민을 드러내야 마땅한가 하는 심각한 문제가 암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