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가거도 패총 ( )

선사문화
유적
문화재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있는 석기시대 신석기의 즐문토기 등이 출토된 조개더미.
정의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있는 석기시대 신석기의 즐문토기 등이 출토된 조개더미.
개설

신석기시대 조기에서 후·말기에 걸쳐 형성된 남해안 도서지역의 전형적인 조개더미이다. 2차에 걸쳐 시굴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유적의 입지 환경과 출토유물의 특징으로 보아 어패류 등 해양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생활공간으로 추정된다. 층위는 22개 층으로 구성되며, 퇴적층에서는 적갈색 경화토층과 집석유구 2기, 수혈유구 1기가 확인되었다. 조개더미는 2개의 문화층으로 구분되며, 각 문화층에서는 즐문토기(櫛文土器: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하여 각종 어로구와 골각기, 석기, 조개팔찌 등이 출토되었다.

내용

1968년 서울대학교 동아문화연구소에서 실시한 남해도서지역 고고학적 조사로 조개더미의 규모와 층위, 출토유물 등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 지표조사가 실시되었으며, 2005년에는 국립광주박물관의 학술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유적의 형성 시기와 조개더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성격이 드러났다.

유적은 전남 목포항에서 남서쪽으로 163㎞ 거리에 있는 가거도의 가장 북쪽 끝 부분의 돌출된 지역에 위치한다. 조개더미는 등대가 설치되어 있는 구릉 정상부에서 남서 사면을 이루는 해발 고도 30m 정도의 말단부에 입지하며, 하단부는 가파른 절벽을 이룬다. 이곳은 북서풍을 견딜 수 있는 매우 아늑한 지형적 조건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조개더미 남쪽으로는 최근 지표조사에서 확인된 항리 유물 산포지가 위치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조사한 지역의 조개더미는 면적이 20m×10m정도이며, 지표 하 200㎝까지 패층이 퇴적되어 있다. 층위는 표토층과 생토층을 포함하여 모두 6개 층으로 구성되며, 여기서 소라, 패각, 바다동물 치아, 도미 등의 각종 자연유물과 토기, 석기, 골각기 등이 출토되었다. 토기 형식은 구연부에 압날점열문(押捺点列文), 자돌문(刺突文), 단사선문(短斜線文), 격자문(格子文), 침선문(沈線文)이 시문된 후기 즐문토기와 조기의 융기문(隆起文)토기 등이 있다. 일부 토기에는 동체에 패각으로 기면을 조정한 흔적이 남아 있다. 이밖에 골제 바늘과 첨두기, 유문암제 마제석부 등도 출토되었다. 특히 골제 바늘은 일부가 결실되었으나 표면을 정밀 가공하여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잔존 크기는 길이 9.5㎝, 바늘 귀구멍 0.2㎝, 최대폭 0.4㎝ 정도이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조사한 조개더미는 패각 범위가 500㎝×200㎝ 정도이며, 퇴적층에서는 적갈색 경화토층과 집석유구 2기, 수혈유구 1기가 확인되었다. 이들 유구는 혼토패각층 3층과 5층, 8층에 설치되어 있으며, 유구 구조와 내부에 화기에 의한 재층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음식물 등을 조리하기 위한 야외 노지로 추정된다. 집석노지의 형태는 타원형 내지 원형을 이룬다. 수혈유구의 형태는 원형으로 보이며 규모는 직경 160㎝, 깊이 24㎝ 정도이다. 내부 바닥에서 유물은 확인되지 않았고 재층이 남아 있다. 수혈유구는 형태와 바닥의 재층, 가지런히 놓인 활석 등으로 보아 노지로 추정되고 있다.

조개더미는 혼토패각층인 6층을 기준으로 패층의 퇴적양상과 출토유물의 형식적인 특징으로 보아 크게 조·전기의 1문화층과 후·말기의 2문화층으로 구분된다. 1문화층의 출토유물로는 원저 및 평저토기를 비롯하여 압날단사선문(押捺短斜線文)토기, 삼각집선문(三角集線文)토기, 결합식 낚시바늘, 역T자형(逆T字形) 낚시바늘, 골제작살, 골제 첨두기, 골제 구슬, 타제석부(打製石斧) 등이 있다. 2문화층에서는 이중구연(二重口緣)토기, 격자문토기, 자돌점열문(刺突点列文)토기, 압인연속점열문(押引連續点列文)토기, 구순각목문(口脣刻目文)토기, 압인횡주어골문(押引橫走魚骨文)토기 등의 토기류와 갈판, 갈돌, 결합식 낚시바늘, 타제석부, 숫돌, 골제 작살, 골제 자돌구 등이 출토되었다. 지표 채집품으로는 골제 작살과, 조개팔찌[貝釧], 마제석부(磨製石斧), 갈판, 석제 수식 등이 있다.

이밖에 각 퇴적층에서 해서포유류인 강치와 돌고래 뼈와 혹돔, 방어, 상어, 두덕럭고동, 소라, 삿갓조개, 홍합, 전복 등의 어패류가 출토되었다. 특히 당시 환경 상태를 보여주는 깨알달팽이, 양귀비고둥, 목주림고둥, 호박달팽이 등의 미소패류도 검출되었다.

신안가거도패총은 부분적으로 문화층이 누락되어 있지만, 남해 도서지역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조개더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출토유물로 보아 어로활동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생활유적으로 추정된다. 최하층에서 평저토기와 융기문토기가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서기전 5,000년 전후부터 봉계식토기와 이중구연토기를 표지로 하는 서기전 2,500~2,000년 전후까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의의와 평가

서남해안 원도서 지역의 신석기시대 패총 문화의 성격과 어로민의 생업 활동을 연구하는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가거도에서 산출되지 않은 편마암제 마제석부는 내륙지역과의 교류와 물자 유통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신안 가거도패총』 (국립광주박물관, 2006)
『남해도서고고학』 (김원룡·임효재, 동아문화연구소, 1968)
「흑산도지역의 선사유적」(최성락, 『도서문화』6, 1988)
집필자
하인수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