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봉전환기 ()

고전산문
작품
18세기 후반, 천상계 영허진군과 무산 십이선아가 인간계에 환생하여 결연을 하고 영웅적 활약을 하는 장회체 고전소설.
이칭
이칭
십이봉기(十二峯記), 전환기(轉環記), 뎐환긔, 무산진몽기(巫山塵夢記)
작품/문학
창작 연도
18세기 후반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십이봉전환기」는 천상계 영허진군과 무산 십이선아가 인간계에 환생하여 결연을 하고 영웅적 활약을 하는 18세기 후반의 장회체 고전소설이다. 그간 중국 소설의 번안으로 일컬어졌으나 「뎐환긔 후록」의 내용과 한문 필사본 서문의 존재, 한문본 「무산진몽기(巫山塵夢記)」의 존재 등으로 볼 때, 「십이봉전환기」는 한문본이 원본인 한국 소설의 번역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정의
18세기 후반, 천상계 영허진군과 무산 십이선아가 인간계에 환생하여 결연을 하고 영웅적 활약을 하는 장회체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현황

4권 4책. 국문 필사본. 이본으로 1권의 한문 필사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한 국문 필사본은 4권 4책본으로, 권수제(卷首題)가 “십이봉뎐환긔”이며, 표제는 “十二峯記”이다. 20회의 장회체 소설이며 끝에 실린 “뎐환긔 후록”에는 이 소설이 세상에 전하게 된 내력을 밝히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소장인 한문 필사본 「무산진몽기(巫山塵夢記)」는 제목이 전혀 다르지만, 내용상 「십이봉전환기」와 동일하다. 권말에 ‘巫山塵夢記 上’이라고 적혀 있어, 상하권 중에 상권만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글본 20회 중 10회가 수록되어 있으며, 장회명 또한 한글본과 거의 동일하다. 한글본과 비교한 결과 한글본 「십이봉전환기」는 한문본 「무산진몽기」의 번역본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이본 현황으로 볼 때, 원본이 아직 확인되지 않으나 한문으로 창작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전하는 한문본 「무산진몽기」가 완본은 아니나 원작에 가깝고, 한글본 「십이봉전환기」는 한문 원본의 번역본으로 추정된다.

내용

천상의 영허진군과 문창성이 옥황상제에게 죄를 짓고는 인세(人世)에 내려와 초나라 양왕과 그의 신하 송욱이 된다. 초양왕은 무산 아래 양대에서 선녀들을 만나는 꿈을 꾸고는 선녀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송욱으로 하여금 시를 지어 칭송하게 하고, 화공에게는 열두 선녀의 영정을 그리게 한다.

초양왕은 선녀를 잊지 못하여 병이 들어 죽어 다시 천상으로 돌아온다. 세인들이 십이 선녀를 글로 지어 희롱하니 십이 선녀는 옥황상제에게 이를 영허의 죄라 고한다. 옥황상제는 영허를 다시 지상으로 내려 보낸다. 그리고 십이 선녀 또한 한 마음으로 영허를 섬기기를 원한 죄로 역시 지상으로 내려 보내, 이들을 부부로 살게 점지한다.

영허는 명나라 명신 임일준의 아들 정옥으로 태어난다. 금릉에 사는 호부상서 백 공과 그의 벗 11인은 모두 한날한시에 여자아이를 낳는다. 십이 공은 십이 소저를 취운루에 머무르게 하여 함께 생활하게 한다. 임 공자(임정옥)와 십이 소저는 우연히 각자 지은 시를 보게 되고, 서로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임 상서(임일준)가 갑자기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고 가세가 기울자, 임 공자는 당숙 임 시랑에게 어머니를 부탁하고 견문을 넓히려 길을 떠난다.

한편, 십이 소저는 서로 의형제를 맺고 함께 한 사람을 섬기기로 맹세한다. 이때 도적이 금릉에 이르니 백 상서만 남고 모두 흩어져 피난을 간다.

백 상서는 병부상서를 제수 받고 금릉을 방어하는데, 도적이 성 안에까지 이른다. 백 소저와 부인은 우물에 피신하여 목숨을 이어 간다. 백 상서가 도적을 물리치고 이들을 구해 낸다. 유 공과 주 공이 피신하여 계산 아래에 살고 있는데, 도적이 침입하여 유 소저와 주 소저를 끌고 간다.

두 소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만, 다행히 낙엽이 쌓여 있어 목숨을 부지한다. 마침 임 공자가 이곳을 지나다가 두 소저를 만나 구출하고 그들의 부모와 상면시킨다. 이들은 서로 혼인 의사가 있었으나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황제가 새로 미희를 간택하고자 태감을 보낸다. 태감은 세 소저의 아름다움을 보고 궁궐로 데리고 간다. 세 소저는 도중에 강물에 투신하나 용왕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냉 도사의 여아도 간택에 뽑혀 궁중으로 들어가지만 병을 핑계하고 거짓으로 죽은 체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조 소저와 원 소저는 아버지가 벼슬을 제수 받고 상경한 사이에, 어머니가 강 어사의 두 아들과 정혼시키려 하자 집을 나온다. 이들은 우연히 온정암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던 냉 소저를 만난다. 임 공자가 산수를 구경하던 중 날이 저물어 온정암을 찾아든다. 임 공자가 갑자기 병이 들어 위중해지자 세 소저가 그를 간병하여 구해준다.

임 공자는 사례하고 다시 길을 떠나 금릉으로 간다. 한편 서 소저와 사 소저는 도적을 만나 끌려가다가 백 상서에게 구출된다. 황 · 안 · 방 세 소저가 백 상서를 찾아오니 일곱 사람이 상봉한다. 냉 도사가 백공을 찾아와 다섯 사람의 소식을 알려주니 열두 명이 모두 취운루에 다시 모인다.

임 공자가 백 상서를 찾아오니, 십이 공은 모두 그를 사위로 삼는 데 동의하고, 십이 소저 또한 임 공자를 섬기고자 한다. 그러나 임 공자가 아직 유생이라 과거에 급제한 뒤 주1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임 공자는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 한림시주에 봉해진다.

도적 유삼오 등이 다시 기병하니, 임정옥은 대원수에 제수 되어 도적을 대패시킨다. 임정옥은 병부상서 겸 태학사를 제수 받고 금릉으로 가 십이 소저와 성혼한다. 천자는 십이 부인을 국부인으로 봉하고 다시 임정옥을 초왕으로 봉한다. 초왕과 십이 후(后)는 무산 열두 봉을 찾아가 노닌다.

이때 도적이 일어나 도성을 빼앗으니 천자가 불에 몸을 던져 죽는다. 이 소식을 들은 초왕 임정옥은 자신의 불충(不忠)을 탄식하며, 십이 부인과 함께 자결하여 천상으로 돌아온다. 명나라가 망하고 호왕이 천자가 되니 태사 임정옥의 자손들은 북호에 충성하지 않고 외국으로 가버린다.

의의와 평가

「십이봉전환기」는 20회의 분량에서 보듯 구성과 내용면에서 상당히 치밀하고 탄탄하게 짜여진 소설이다. 임정옥이 12명의 여성들과 결연을 맺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졌고, 이중 주2이라는 독특한 구조 및 13명의 인물들이 동시에 자결하는 결말 등은 독자들에게 상당한 서사적 흥미를 준다. 이 작품은 「구운몽(九雲夢)」과 유사한 점이 많다. 1명의 남성과 다수의 여성이 결연한다는 줄거리와, 공간적 배경이 천상에서 지상, 다시 천상으로 옮겨가는 원형 구조,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는 남주인공의 영웅적 면모가 그러하다. 다만 「구운몽」에 비해 여주인공의 고난과 그 과정이 훨씬 심도 있게 그려져 있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들이 자결로 생을 끝마치는 비극적인 결말은 여타의 고전소설과 크게 차이 나는 부분이다.

재자와 가인의 만남과 이별을 중심으로 하는 「구운몽」 및 「홍백화전」· 「봉래신설」 등과 함께 고전소설사에서 재자가인 소설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박재연 편, 『십이봉뎐환긔』(선문대학교 중한번역문헌연구소, 2002)

논문

김영, 「조선후기 명대 소설 번역 필사본 연구」(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7)
양승민, 「「십이봉전환기(十二峰轉環記)」 한문본 원작과 그 한글번역본」(『고소설연구』 32, 한국고소설학회, 2011)
주석
주1

혼인이 이루어짐. 또는 혼인을 함. 우리말샘

주2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오거나 사람으로 태어남.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3)
집필자
김정숙(고려대학교 연구교수, 고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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