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필사본. 총11회. 2권 2책. 건(乾)·곤(坤)으로 분책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만경현(萬頃縣)에 허거통(許巨通)이라고 하는 호방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일찍이 혼자 되뇌기를, 대장부가 작은 편방(偏邦)에 나서 큰 뜻을 펴지 못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하면서, 만약에 중원 넓은 땅에 태어나서 천하를 주유(周遊)하고 천자의 조정에 서되 출장입상(出將入相)하며 고락을 맛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하루는 허거통이 지리산 청학동(靑鶴洞)을 찾아가 한 암자에서 쉬다가 불상(佛像) 앞에서 졸기 시작한다. 이때 그의 혼은 중국으로 날아가서 전당(錢塘) 땅 영계촌에 사는 전순화(錢循華)라는 선비의 집에 떨어지니, 때는 대명 영락황제가 즉위한 해였다. 이때 전공은 40세가 넘도록 자녀가 없다가 늦게야 아들을 얻고 이름을 몽옥(夢玉)이라 하는데, 몽옥은 곧 조선인 허거통의 전생(轉生)이었다.
몽옥은 장성할수록 대인(大人)의 기상을 띠게 되고, 유·불·도 삼교를 달통하고 천문지리와 육도삼략에도 능통하게 된다. 11세 되는 해에 양친을 잃고 삼년상을 마친 뒤 천하의 여행길에 오른다. 몽옥은 찻집에서 노파로부터 계(桂) 소저의 아름다움을 듣고, 여장을 하고 계 소저를 찾아가 선을 보고 와서 가연을 맺는다. 이때 도적이 일어나자 몽옥은 계 소저와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몽옥이 소주(蘇州)에 이르렀다. 부자인 두희탁(杜希卓)의 딸, 두 부인이 청상과부가 되어 친정에 와 있었는데, 몽옥은 두 부인의 유혹에 끌려 운우(雲雨)의 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두 부인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탄식하던 끝에 자살하자, 몽옥은 살인죄로 몰려 투옥된다. 몽옥은 살인죄는 면하였으나 과부를 유혹하여 죽게 하였다는 죄로 유배를 당한다.
배소의 부사는 두 부인의 사촌오빠였다. 두 부인이 두 부사의 꿈에 나타나 황제에게 호소하여 몽옥을 석방시켜 줄 것을 간청한다. 배소에서 풀려난 몽옥은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하였고, 황제는 몽옥을 부마로 삼는다.
이때 반란이 일어나자 몽옥은 원수가 되어 출전한다. 적장의 딸 채란(綵蘭)이 아버지를 따라 출전하였다가 생포되고는 몽옥의 인물에 감동되어 아버지로 하여금 항복하게 한다. 몽옥은 채란을 데리고 회군하여 첩으로 삼는다.
어느 날 몽옥이 매화녀(賣花女)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궁중에 있게 하고는 그 신분을 알아보았는데, 바로 계 소저였다. 계 소저를 부인으로 삼고 공주와 더불어 화락하게 살아간다.
몽옥은 공주가 병이 들어 죽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전당으로 돌아와 계 부인과 행복한 생활을 한다. 하루는 천목산 영은사로 올라가 도승(道僧)과 인과(因果)의 이치를 논하다가 깨어보니 이제까지의 일이 모두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온 허거통은 인생 백년의 영욕이 일장춘몽임을 깨닫고 출가하여 중이 된다.
이 작품은 김만중(金萬重)의 『구운몽(九雲夢)』과 유사한 작품이다. 『구운몽』이 중국을 배경으로 하였다면 이 작품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였다는 데에 특색이 있다. 『구운몽』에서 주인공 성진이 선방에서 꿈을 꾸는 것이나, 이 작품에서 주인공 허거통이 불상 앞에서 꿈을 꾼다는 설정은 동일하다.
『구운몽』에서 양소유가 여장을 하고 정 소저의 선을 보는 것은, 이 작품 『옥선몽』에서 전몽옥이 여장을 하고 계 소저의 선을 보는 것과도 같다. 그리고 『구운몽』에서 양 원수가 출전하였을 때 자객 심요연이 양 원수의 인물에 반하여 적장을 항복하게 하고 양 원수를 따라오는 것은, 이 작품에서 적장의 딸 채란이 전 원수의 인물에 반하여 부친을 항복하게 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사건 또한 많다. 주인공과 정을 통한 청상과부가 자살하고, 주인공이 살인죄로 몰려 투옥·유배되고, 자살한 원혼이 부사의 꿈에 나타나 주인공을 석방하게 하는 사건이 그 좋은 예이다. 이 사건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인생의 고통을 맛보게 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의 주제는 불교적인 인생관에 입각하여 인간 백년의 영욕을 덧없는 것으로 보고, 도를 깨닫고 출가한다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