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선몽 ()

고전산문
작품
19세기 후반, 허거통이 꿈속에서 전몽옥으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다 깨어나 불교에 귀의하는 환몽구조로 지어진 한문 장편소설.
작품/문학
창작 연도
19세기 후반
작가
탕옹(宕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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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옥선몽」은 허거통이 꿈속에서 전몽옥으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다 깨어나 불교에 귀의하는 환몽구조로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한문 장편소설이다. 「구운몽」과 서사 전개가 비슷하나 작품 전체에 의론적 대화가 많으며 다양한 주석을 통해 지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면모를 보인다.

정의
19세기 후반, 허거통이 꿈속에서 전몽옥으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다 깨어나 불교에 귀의하는 환몽구조로 지어진 한문 장편소설.
서지 사항 및 이본 현황

한문 필사본으로 총 11회로 구성되었으며, 현재 4종의 이본이 확인된다. 국립중앙도서관본은 2권 2책으로, 표제는 ‘玉仙夢 宕翁邊話’라고 되었으며, 본문 밖에 평비가 달린 것이 특징이다. 아단문고본은 2권 1책이며 국립중앙도서관본에 비해 분량이 적고 목차가 모두 달렸다. 서강대학교 도서관본은 2권 2책으로, 이본 중 가장 분량이 많으며, 작품 뒤에 ‘呈舊俺俳諧文’과 ‘安山士人金在雨俳偕文’이 부기되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본은 2권 1책으로, ‘宕庵 吳 著’라는 기록이 있으며 현재까지 원본에 가장 가까운 이본으로 추정된다.

「옥선몽」과 관련된 자료로 「許巨通歌(허그통가)」라는 필사본 고소설이 있다. 「허거통가」는 허거통이라는 자가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했다가 아내 덕에 개과천선하여 벼슬길에 오른다는 내용으로, 19세기 말에 창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전체 내용은 다르지만 주인공의 이름, 전북 만경이라는 배경, 지리산의 절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모종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내용

만경현(萬頃縣)에 허거통(許巨通)이라고 하는 호방한 선비가 살고 있었는데, 작은 나라에 태어나 큰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것을 개탄하며 중원에 태어나 주1를 소원했다.

하루는 허거통이 지리산 청학동(靑鶴洞)을 찾아가 한 암자에서 쉬다가 불상(佛像) 앞에서 졸기 시작한다. 이때 그의 혼은 중국으로 날아가서 전당(錢塘) 땅 영계촌에 사는 전순화(錢循華)라는 선비의 집에 몽옥(夢玉)이라는 아들로 태어났다.

몽옥은 자랄수록 뛰어난 면모를 보였는데 11세에 부모님을 잃고 천하의 여행길에 오른다. 찻집에서 아름다운 계(桂) 소저에 대해 듣고, 여장을 한 채 계 소저를 찾아가 가연을 맺지만 도적이 일어나 헤어지게 된다.

소주(蘇州)에 이르렀을 때, 부자인 두희탁(杜希卓)의 딸을 만나 운우(雲雨)의 정을 나누었는데, 두 부인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탄식하다 자살하자, 몽옥이 살인죄로 투옥되었다가 유배를 당한다. 유배지의 부사가 두 부인의 사촌 오빠였는데 부사의 꿈에 두 부인이 나타나 몽옥을 석방시켜 줄 것을 간청하게 되고 풀려난 몽옥은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 황제의 부마가 된다.

이때 반란이 일어나자 원수가 되어 출전하였는데, 적장의 딸 채란(綵蘭) 역시 출전하였다가 생포되어 몽옥에게 감화되어 아버지로 하여금 항복하게 하고 몽옥의 첩이 된다.

어느 날 몽옥이 매화녀(賣花女)를 보고 반하였는데 바로 계 소저이므로 부인으로 삼고 공주와 더불어 화락하게 살아가다가 공주가 병이 들어 죽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계 부인과 행복한 생활을 한다.

하루는 천목산 영은사로 올라가 도승(道僧)과 인과(因果)의 이치를 논하다가 깨어보니 이제까지의 일이 모두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온 허거통은 인생 백년의 영욕이 일장춘몽임을 깨닫고 출가하여 중이 된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김만중(金萬重)「구운몽(九雲夢)」과 유사한 작품이다. 「구운몽」이 중국을 배경으로 하였다면 이 작품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였지만 두 작품 간의 공통점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인공들이 꿈을 통해 새로운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이나 남주인공이 여장을 하고 여주인공을 만난다는 설정, 남주인공이 출전하여 상대편 여성을 만나 결연을 한다는 서사 구조 등은 매우 유사한 지점이다.

그러나 주인공과 정을 통한 청상과부가 자살한다거나 주인공이 살인죄로 몰려 투옥 · 유배되었을 때, 자살한 원혼이 부사의 꿈에 나타나 주인공을 석방하게 하는 내용은 「옥선몽」에만 보이는 내용으로, 「구운몽」이 양소유에게 부귀의 극한을 누리게 하였다면 「옥선몽」에서 이 사건은 주인공에게 인생의 고통을 맛보게 하며 결국 주인공이 인간의 영욕이 덧없다는 깨달음을 얻고 불교에 귀의하게 되는 결말로 나아가게 한다.

더 나아가 「옥선몽」에서 각 화소는 의론과 삽입문으로 인해 「구운몽」과 달리 유기적이지 못하고 서사적으로 이완되어 있다. 즉 초점이 서사보다 지식 제시에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이처럼 「옥선몽」에는 많은 문헌이 인용되고 장면 묘사나 대화가 길게 이어지거나 서사와 관계없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소설로서만이 아니라 지식 형성과 확장의 도구로도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렇게 많은 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또 그만큼 많은 양의 주석을 첨가하고 있는데, 사용된 어휘를 풀이하거나 내용의 출전을 밝히고 지명이나 지식 정보를 보충하는 등 문면의 정보와 세계의 전달력을 더욱 높여 정확하고 구체적인 읽기를 가능하도록 했다는 특징이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논문

김경미, 「조선 후기 한문소설의 의론적 대화 양상과 그 의미: 「정생전」·「삼한습유」·「옥선몽」을 중심으로」(『고소설연구』 8, 한국고소설연구회, 1999)
배연형, 「「許巨通歌[허그통가]」 연구」(『고소설연구』 22, 한국고소설학회, 2006)
서경희, 「「옥선몽」의 구성방식 연구」(『한국고전연구』 7, 한국고전연구학회, 2001)
서경희, 「「옥선몽」 연구: 19세기 소설의 정체성과 소설론의 향방」(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4)
서경희, 「「옥선몽」의 이본 생산 방식과 독서 전략-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의 주석과 평비 기록을 중심으로」(『고소설연구』 44, 한국고소설학회, 2017)
전성운, 「19세기 장편 한문소설과 청말 재학소설의 지식 제시 방식:「옥선몽」과 「경화연」 비교를 중심으로」(『어문연구』 58, 어문연구학회, 2008)
주석
주1

문무를 다 갖추어 장상(將相)의 벼슬을 모두 지내다. 나가서는 장수가 되고 들어와서는 재상이 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말샘

집필자
김정숙(고려대학교 연구교수, 고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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