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몽인(柳夢寅, 1559~1623)의 자는 응문(應⽂), 호는 어우당(於于堂) · 간재(⾉齋) · 묵호자(默好⼦)이다. 문과 장원급제 후 여러 요직을 거치고 3차례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오는 등 활약을 보였으나 인목대비 폐비 문제로 사직하였다가 인조반정 때 광해군 복위의 모의에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처형되었다. 그의 신원은 1794년(정조 18년)에 이루어졌으며 시호는 의정(義貞)이다.
5권 1책. 활판본. 당초 10여 권이었으나, 저자가 인조반정 때 모반의 혐의로 사형됨에 따라 많이 흩어져 없어졌다. 1832년(순조 32) 『어우집(於于集)』을 발간하면서 후손 유금(柳琹)이 『어우야담』의 유고(遺稿)를 수집하여 간행하고자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뒤에도 줄곧 필사본으로 전하여 왔는데, 필사의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초사본(抄寫本)이 나타났다. 1964년 그의 후손 유제한(柳濟漢)이 유몽인이 은거하던 금강산의 유점사(楡岾寺)와 만종재(萬宗齋)에 전해지던 필사본 및 여러 곳에서 이본을 수집, 보충하고 부문별로 나누어 5권 1책으로 간행하였다.
만종재본 간행 이후 『어우야담』의 기본 자료로 만종재본이 활용되고 있으나 이외 수많은 필사본 『어우야담』과 비교해 볼 때 흥미성이 약한 필기적 기록의 누락, 내용이나 표현상의 심한 변개, 일부 누락된 이야기가 발견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본은 만종재본, 청구패설본, 일사본, 야승본 등 30종 가까이 되며 만종재본을 제외하면 모두 필사본이고 연세대본과 낙선재본처럼 한글로 번역된 이본도 있다. 분량은 이본에 따라 1권에서 5권으로 다양하다.
만종재본의 책머리에는 유몽인의 영정과 유묵(遺墨), 유영선(柳永善)의 서문, 성여학(成汝學)의 구서문(舊序文, 1621)과 연보를 실었다. 책 끝에 후손 유제한의 발문이 붙어 있다.
전체 내용은 5권 558편으로 이루어졌으며 20세기 이후에 편찬된 것이니만큼 각 권별 내용 분류 및 체제가 정돈되어 있다. 권1 「인륜편」은 효열, 충의, 덕의(德義), 은둔, 혼인, 처첩, 기상(氣相), 붕우, 노비, 배우(俳優), 창기(娼妓), 권2 「종교편」은 선도, 승려, 서교(西敎), 무격(巫覡), 몽(夢), 영혼, 귀신, 속기(俗忌), 풍수, 천명(天命), 권3 「학예편」은 문예, 식감(識鑑), 의식, 교양, 음악, 사어(射御), 서화, 의약, 기예, 점후(占候), 복서(卜筮), 박혁(博奕), 권4 「사회편」은 과거, 구관(求官), 부귀, 치부, 내구(耐久), 음덕(陰德), 붕당(朋黨), 무망(誣罔), 고풍(古風), 외임(外任), 용력(勇力), 처사(處事), 구변(口辯), 오기(傲忌), 교학(驕虐), 욕심, 재앙, 생활고, 도적, 해학, 권5 「만물편」은 천지, 초목, 인류, 금수, 인개(鱗介), 고물(古物) 등이다.
목차에서 보듯 생활 속 모든 이야기가 망라되어 각 계층의 인물 일화, 귀신 이야기 등 강한 서사적 이야기부터 시화나 고증, 기타 잡록류가 들어 있으니, 이를 통해 저자의 문학적 상상력에서부터 조선시대 다양한 계층의 생활상 및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야담 문학의 전개 과정을 살피는 데 기초가 되는 자료로, 조선 전기의 필기 잡록류가 조선 후기 서사성이 농후한 야담으로 정착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전대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치부담(致富談)을 통해서는 신분제가 이완되고 있던 17세기 시대상을 엿볼 수 있고 귀신담(鬼神談)에서는 저자의 문학적 상상력과 이야기에 담긴 당대의 사회적 병리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어우야담』의 이야기들은 『계서야담』, 『청구야담』, 『기문총화』 등 조선 후기 야담집에 재록(再錄)되기도 하고 소설로 확대되기도 하는 등 서사 문학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