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의 형식을 빌려 자신에 대한 세인의 평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주장한 글이다. 『제정집(霽亭集)』 권2, 『동문선』 권49에 실려 있다.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가공적인 인물인 유비자(有非子)가 ‘없다’는 뜻의 무시옹(無是翁)에게 “사람들이 당신을 사람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며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를 묻자, 무시옹이 자신의 평소의 소신을 이야기한다.
평가가 엇갈리는 것 자체는 걱정할 것이 없으며, 평가하는 주체의 본성을 살펴야 한다고 하였다. “사람 가운데에는 사람다운 사람도 있고 사람답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사람다운 사람에게 사람답다는 평가를 받고, 또 사람답지 못한 사람에게 사람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대로 사람답지 못한 사람에게 사람답다는 평가를 받고, 또 사람다운 사람에게 사람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듣는 것은 나쁜 일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여 다 좋은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여 다 나쁜 것은 아니다.”고 하였다.
『논어』의 “어진 사람이라야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고, 사람을 미워할 수도 있다.”는 구절을 자기 수양론의 기본 명제로 삼아 해석한 글이다.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대화형식으로 내용을 전개시킨 수법도 두드러지지만, 같은 말의 반복사용에 따른 표현상의 기교도 특이하다.
고려 후기 사대부들의 수양론의 성격과 경전이해의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