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범버꿍』은 1932년, 윤복진이 일본에서 제작하여 대구 무영당 서점에서 펴낸 동요곡집이다. 아동 문학가(兒童文學家) 윤복진의 동요 시에 음악가 박태준(朴泰俊, 1900~1986)이 작곡한 14곡이 수록된 노래곡집으로 윤복진이 1932년 2월 일본 니혼[日本]대학에 재학 중 동경 조선 와이엠시에이(YMCA)에서 직접 철필(鐵筆)로 제작하여 대구 무영당 서점에서 판매하였다.
윤복진은 일제강점기 대구 출신의 아동 문학가이다. 본명은 윤복술(尹福述)이며 김수향(金水鄕) · 김귀환(金貴環) 등의 주1을 사용하였다. 1924년에 대구 소년회를 조직하였으며, 1925년에 잡지 『어린이』에 「별 따러 가세」를 발표하였다. 1931~1932년, 일본 니혼[日本] 대학 주2 문과에서 수학(修學)하였으며, 1936년 3월에 호세이[法政] 대학 법문학부 문학과(영문학 전공)를 졸업하였다. 1929년 7월, 대구에서 『동요곡보집』을 발간하였으며, 일본 유학 중 1931년에 동요곡집 『중중떼떼중』, 1932년에 『양양범버꿍』, 1934년에 『도라오는 배』를 직접 제작하여 대구 무영당 서점에서 출간하였다. 졸업 후 대구 조선 민보사에 근무하였으며, 1945년 광복 직후 경북 문화 단체 총연맹 경북도 연맹의 집행 위원, 조선문학가동맹(朝鮮文學家同盟) 아동문학부 주3 등을 지냈다. 1946년에 동요곡집 『초등용가요곡집』과 『중등용가요곡집』을 발간한 그는 아동문학(兒童文學)에 선구자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1950년 한국전쟁 때 월북(越北)하였다.
『양양범버꿍』에 실린 동요곡은 「양양범버궁」을 비롯하여 「겨울밤」, 「송아지」, 「갈대」, 「빩앙조이착착파랑조이착착」, 「누나야」, 「슬픈밤」, 「풍경」, 「송아지 팔러 가는 집」, 「아리랑」, 「하늘 꺼질 흉」, 「옥수수가 운다」, 「우리야 마실」, 「어이, 어이」 등 14곡이다. 이 동요곡집은 『중앙일보(中央日報)』(1932년 2월 23일)와 『동아일보(東亞日報)』(1932년 3월 3일) ‘신간 소개’와 특히 『동광(東光)』 32호 4월호(1932년)의 ‘독서실’ 란에 수록된 악곡명을 모두 밝히고 있다.
「양양범버궁」은 경상도 지역 아이들이 볶은 콩을 먹으며 놀 때 큰 아이들이 어린아이들을 놀리는 모습을 동요로 표현한 것이다. 「풍경」은 5월 바람에 땡그랑 소리 나는 풍경(風磬)을 쳐다보는 2살 된 아기의 마음을 나타낸 동요곡이다. 「아리랑」은 우리나라 정서와 운율을 가진 가요곡풍의 민요곡이다. 「옥수수가 운다」는 경상도의 모심기 노래를 편곡한 것이다. 「어이, 어이」는 멀리 있는 친구를 부를 때 외치는 소리를 노래한 것이다. 수록된 동요곡 모두 윤복진이 1950년에 월북한 관계로 1957년 3월 이후 불리지 못하다가, 1988년 10월 주5.
「양양범버궁」은 초등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유치원생들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시 우리말을 중심으로 동요를 창작한 윤복진은 독특한 시적 경향을 띠고 있으며, 작곡가 박태준은 우리나라 1세대에 속하는 음악가로 작곡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동광』 광고에 “인쇄는 등쇄이나 퍽 미술적이다.”라는 평이 있어 주4 인쇄로 만든 동요곡집으로 제작 수준이 좋았음을 알 수 있다.
『양양범버꿍』은 1932년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동요곡집이지만 조선의 정서와 조선어의 리듬을 잘 살린 동요곡집이다. 당시 일본 동요를 모방하던 것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양양범버꿍』에 수록된 14곡의 작품은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다. 한편 「양양범버궁」은 1936년 9월 23일 조선 중앙 기독교 청년회 소년부 주최로 열린 제1회 전 조선 소년 소녀 현상 동요 대회에서 「중중떼떼중」과 함께 필수곡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