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막. 『황야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희곡집으로, 1922년 11월 13일 조선도서주식회사에서 간행되었다. 이 희곡집에는 「연의 물결」 외에 「나의 세계로」(2막)·「시인의 가정」(1막)·「정치삼매(情痴三昧)」(1막)·「구리십자가」(5막) 등 5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 5편의 작품 중 「연의 물결」은 두 가정 내부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네 쌍의 젊은이의 사랑의 형태를 다루고 있다.
실업가인 김진수에게는 본부인에게서 태어난 희영·순경·혜경 세 남매가 있고, 정부(情婦)에게서 태어난 교창이라는 아들이 있다.
김진수는 본부인에게서 태어난 세 남매에게는 물론 교창 본인에게조차 그가 자기 아들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어느 날 교창이 그의 아버지에게 나타나 육혈포로 위협하고 거금을 탈취하려는 자리에서 이 사실이 밝혀진다.
이 일로 하여 크게 충격을 받은 김진수는 장남인 희영에게 교창에게 얽혀 있는 비밀을 발설하지 말 것과 그를 돌보아줄 것을 당부하고 운명한다. 한편, 백작 정도한의 부인인 경애는 혼전에 교창과 관계한 사실이 있고, 그녀가 낳은 아이도 교창의 피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러한 사실을 기화로 하여 교창은 경애에게도 거금을 내놓도록 협박한다. 또한 그는 이복동생인 혜경과 열애에 빠지면서 혜경에게 결혼을 요구한다. 그러나 혜경이 오빠 희영의 간곡한 만류에 따라 결혼을 거부하자 그녀를 쏘아죽이고 경찰에 잡혀간다.
이 작품은 불륜의 씨앗인 교창이 두 가정의 평화를 교란하는 멜로드라마적인 전개 사이사이에 네 쌍의 젊은이에게서 나타나는 사랑의 형태를 다루고 있다.
첫째는 사랑과 사업의 야심을 함께 성취하려는 유형으로, 희영과 정순의 사랑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는 자유분방한 사랑의 유형으로, 순경과 문설과의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셋째는 이복 남매 사이의 불륜의 관계로, 교창과 혜경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넷째는 아내의 부정한 과거를 알고도 그 잘못을 너그럽게 대하는 폭넓은 사랑의 형태로, 백작 정도한과 그의 아내 경애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상의 줄거리에서 짐작할 수 있듯 김영보의 「연의 물결」은 통속적인 재미와 교훈을 추구한 넓은 의미의 신파극에 해당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