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는 범어로 'mālā'라고 하며, 수주(數珠) · 송주(誦珠) · 주주(呪珠)라고도 한다. 염불의 횟수를 기억하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염불할 때나 다라니를 외울 때 일정한 수의 구슬을 끼워 연결한 염주를 가지고 그 수를 기억하도록 하는 도구이다. 보통 108주(珠)를 사용하는데, 이를 108염주라고 한다.
『목환자경(木槵子經)』에 의하면 번뇌 업보를 없애고자 하면 목환자 108개를 끼워 항상 지니고서 가거나 앉거나 눕거나를 막론하고 언제나 불법승(佛法僧)의 명칭을 외우며, 외울 때마다 목환자 하나씩을 넘겨 그 수가 많아지면 업을 소멸하고 안락하여 위 없는 과보를 얻는다고 하였다.
또 그 염주의 수에 대하여 『다라니집경』에 의하면 108주 ·54주 ·42주 ·21주 등 4종을 말하였고, 『수주공덕경(數珠功德經)』에는 108과(顆) ·54과 ·27과 ·14과의 4종을 들고 있다.
『금강정유가염송경(金剛頂瑜伽念誦經)』에는 상품(上品)은 1,080과, 최승(最勝)은 108과, 중품은 54과, 하품은 27과의 4종을 말하는 등, 그 수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하다. 이것은 대개 108과를 절반으로 하였을 때 54과가 되고, 또 54과를 반감하여 27과로 하고 또 108과를 10배하여 1,080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염주의 수는 108과를 기본으로 한다. 즉 108 번뇌를 끊고 108 삼매를 증득하는 것을 뜻하며, 1,080과는 108삼매에 각기 10삼매를 갖춘 것이라 한다.
54과는 십신(十信) · 십주(十住) · 십행(十行) · 십회향(十回逈) · 십지(十地)에 사선근(四善根)을 합쳐 수행의 54위(位)를, 42과는 십주 · 십행 · 십회향 · 십지 · 등각(等覺) · 묘각(妙覺)의 42위를, 27과는 18학인(學人)과 9무학(無學)을, 21과는 십지 · 십바라밀(十波羅蜜)에 불과(佛果)를 합친 21위를, 14과는 관세음보살의 14무외(無畏)를 표시한다고 되어 있다.
염주의 재질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다라니집경』에 따르면 금 · 은 · 적동(赤銅) · 수정의 네 종류와 목환자 · 보리자(菩提子) · 연화자(蓮華子) 등을 들고 있다.
『수호국계주다라니경(守護國界主陀羅尼經)』에는 보리자 · 금강자(金剛子) · 금 · 진주 · 연화자 등을 들었고, 『제불경계섭진실경(諸佛境界攝眞實經)』 하권 지념품(指念品)에는 향목(香木) · 유석(鍮石) · 구리 · 철 · 수정 · 진주 · 연화자 · 금강자 · 보리자 등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자거(硨渠) · 목환(木槵) · 제석자(帝釋子) · 노나라차자(嚕梛囉叉子) · 다라수자(多羅樹子) · 토(土) · 나선(螺琁) · 아(牙) · 적주(赤珠) · 마니(摩尼) · 율무 · 유리 · 전단(栴檀) 등이 불경에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염주로는 108과의 108염주가 가장 많으며, 재료는 보리자 · 목환자 · 율무 · 금강자 · 수정 · 산호 · 향목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체로 이들은 가장 큰 모주(母珠)를 지니는데, 모주는 내부를 투명하게 하여 그 안에 불상이나 보살상을 배치하여 작은 구멍을 통하여 안이 크게 보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