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확인된 「오자서실기」는 대부분 한글본으로, 일반 필사본, 완판 방각본, 구활자본의 형태로 대략 30여 종이 있다. 해당 작품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단국대학교 율곡도서관, 영국 SOAS 대학 도서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오자서(伍子胥)의 이야기는 중국의 대표 역사 연의소설(歷史演義小說)인 「초한연의」·「동주열국지」· 「춘추열국지」 등에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들은 모두 장편이며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오자서는 잠시만 언급되고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초에 조선에서의 소설 유통은 주1로 존재하는 소설에서 중요 인물이나 특정 사건을 따로 한 권으로 압축하여 출간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오자서실기」도 이 시기에 ‘오자서’의 이야기만 발췌되어서 한 권으로 만들어져 당대인들에게 읽혔다.
중국 춘추 전국 시대 초(楚)나라 사람이었던 오운(伍員)은 자(字)가 자서(子胥)로, 그의 집안은 대대로 초나라에서 명문가였다. 그의 아버지와 형은 평왕(平王)이 지은 잘못에 대하여 간언하다가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그 또한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극적으로 오(吳)나라로 탈출한다.
자서는 부모와 형제의 복수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다가 왕권을 차지하려는 욕심을 지닌 공자(公子) ‘광(光)’을 만난다. 그는 자서에게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다면 자서가 하고 싶은 복수를 돕겠다고 약속한다. 이에 오자서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온갖 노력을 다하여 ‘광’을 오나라 왕인 ‘합려(闔閭)’로 등극시킨다.
왕이 된 합려는 처음에 자서의 조언을 받아 국정에 전념하고 강대국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국력을 키워 초나라를 공격하여 영토 대부분을 점령한다. 이에 자서는 마침내 고향인 초나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죽어서 무덤에 묻힌 원수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복수한다.
이후에 자서는 오나라를 더욱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하여 끊임없이 합려에게 조언한다. 하지만 합려를 비롯한 신하들은 더 이상 자서의 말을 듣지 않게 된다. 이후에 오나라는 진나라와 초나라, 월나라와 다투다가 결국 국력이 쇠퇴하여 망하고, 이러한 비참한 결론을 본 자서는 자결하여 생을 마감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연의소설들은 16~17세기 무렵에 조선으로 전래되었다. 「초한연의(楚漢演義)」·「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춘추열국지(春秋列國誌)」 또한 이 시기에 조선으로 유입되었다. 이 소설은 처음에는 전체 내용이 한문 원전으로 읽히다가, 한글로 번역이 되어 국내의 다양한 계층에서 읽히게 된다. 이때 중국 원본을 직역 수준의 번역을 해서 만든 것도 있고, 압축된 번역본, 흥미 위주의 장면이나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재편한 번역본이 등장한다. 「오자서실기」는 특별히 ‘오자서’에 주목하여 그의 삶과 인생을 다룬 작품이다. 역사적 인물인 오자서가 살았던 시기는 춘추 전국 시대로 중국에서 각각의 영웅들이 활약하던 풍운의 시대였다. 이 시기를 살았던 오자서의 모습,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총체적으로 그린 이 소설의 내용은 비록 중국 소설이지만,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읽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