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당전 ()

고전산문
작품
임진왜란 때, 활약한 승병장(僧兵將) 유정(惟政)을 주인공으로 한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소설.
이칭
이칭
서산대사와 사명당, 님진병난 사명당실기, 도승 사명당, 임진왜란 사명당전, 사명당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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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사명당전」은 임진왜란 때 활약한 승병장 유정을 주인공으로 한 작자·연대 미상의 고소설이다. 실존 인물인 사명당 유정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실제 행적과 허구적인 내용을 적절히 배합해서 만들었지만 허구적인 측면이 훨씬 강하다. 예를 들어, 소설에서는 유정이 집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회의를 느껴 출가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유정은 13세에 출가했다. 이밖에도 사명당의 신이한 능력을 보여주는 설화나, 가정 비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복수 모티프를 적극 수용했는데, 이것은 흥미 위주의 통속성에 기댄 상업주의적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정의
임진왜란 때, 활약한 승병장(僧兵將) 유정(惟政)을 주인공으로 한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소설.
이본 및 계통

현재 확인된 「사명당전」은 한글본 구활자본의 형태로 대략 7종이 이본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4종은 1920년대에 간행된 것이고, 나머지 3종은 1950년대 이후에 발행된 것이다. 덕흥서림본 「서산대사와 사명당」(1926)은 사명당의 행적을 회장(回章)을 구분하여, 사명당의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둔 것이다. 영창서관본 「님진병난 사명당실기」(1926)는 사명당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명당이 출가하기 이전의 일들을 부각시켰다. 회동서관본 「도승 사명당」(1928)은 영창서관본과 유사하지만, 사명당이 출가한 후의 뒤에 이야기를 부각시켜 영창서관본과 차이를 두었다. 신구서림본은 「사명당전」(1928)은 영창서관본을 발췌하고 편집하여 압축적으로 요약한 것이다. 영화출판사본(1954) 「임진왜란 사명당전」(1954)는 후처에 대한 복수를 중심적 서사로 삼고 있다. 이 본은 대조사본(1958), 향민사본(1978)으로 재간행되었다. 「사명당전」 이본의 전반적인 특징은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사명당의 영웅적인 활약상이나, 저항적 민족주의적 면모를 다룬 것이 아니라, 흥미 위주의 통속성에 기댄 상업주의적 속성이 강하다.

내용

조선시대 밀양 땅에, 임유정(任惟政)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벼슬이 승지에 올랐지만 낙향했고, 뒤늦게 아들을 얻어 자식 교육에만 전념하였다. 유정은 어렸을 때부터 신동(神童)으로 동네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유정은 17세가 되었을 때, 이 참판의 큰 딸과 혼인한다. 그리고 이후에 향과(鄕科)에 응시하여 장원으로 급제하고, 이어서 서울에 올라가 태평과(太平科)에 응시한다. 그러나 과거에 낙방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낙향한 뒤로 유정은 아들을 얻게 된다.

이때 조정은 문란해져 온 나라가 피폐해지고, 이러한 틈을 타서 왜적들이 조선을 자주 침범하게 되었다. 이런 세상을 본 유정은 벼슬의 뜻을 버리고, 어린 아들을 돌보며 지낸다. 그러던 와중에 이 부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이에 유정은 다시 김 부인을 맞아 혼인하고 아들을 얻는다.

유정의 첫째 부인인 이 부인에게서 얻은 아들은 장성하여 한명선의 딸과 혼인한다. 하지만 혼인 첫날밤에 목이 잘린 변사체로 발견된다. 이로 인해 신부는 남편을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다. 신부는 억울하여 자결하려다가 남편의 원수를 갚을 결심을 하고, 집안을 떠나 한 노인 집안의 수양딸이 된다. 이후에 한 씨는 노인의 도움으로 받아, 남편을 죽인 범인이 바로 유정의 둘째 부인인 김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에 한 씨는 시아버지인 유정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김 부인을 처단하도록 한다.

이에 유정은 집안의 종들에게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자신은 금강산에 들어가 서산대사의 제자가 된다. 유정이 수도하던 중에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이에 유정은 승병(僧兵)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친다. 이후 유정은 주1가 되어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여기에서 풍신수길(豐臣秀吉)과 대결을 펼친다. 대결에서 유정이 승리를 거두고, 그 공으로 유정은 포로로 잡혀간 조선 사람 오천 명을 데리고 조선으로 온다. 선조는 이러한 유정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서 ‘사명당’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의의와 평가

「사명당전」은 실존 인물인 사명당 유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의 실제 행적과 허구적인 내용을 적절히 가미하여 만든 작품이다. 소설에서는 유정이 집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회의를 느껴 출가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유정은 13세가 되었을 때 출가하였다. 이처럼 작품에서 유정의 출가를 허구의 이야기를 가져다가 설정한 것은, 그가 속세를 버리고 불교에 귀의하게 되는 당의성을 강조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명당전」은 출간되던 1920년대는 조선총독부의 검열 제도가 본격화되던 시기였다. 이로 인하여 조선의 영웅이나 민족주의를 다룬 것은 모두 금서(禁書) 조치를 받는다. ‘사명당’은 임진왜란 때 활약한 인물이지만, 사실보다는 허구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검열을 피할 수 있었고, 여러 종의 「사명당전」을 출간할 수 있었다. 이때 취한 방식은 저항적 민족주의적 색채를 탈각시키고, 상업주의와 맞물려 흥미 위주의 통속성을 강조한 것이다.

「사명당전」은 유정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설화를 차용했다. 「임진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명당의 신이한 능력을 비롯한 설화적 요소, 병부상서 석성의 아내와 정곤수의 일화, 첫날밤 신랑 모해 설화 등을 차용하거나 변용한 야담적 요소, 가정 비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복수 모티프들을 적극 수용하면서 통속성을 강화하는 과정을 밟았다.

참고문헌

논문

이순욱, 이상원, 「근대 사명당 담론과 밀양 지역문학」(『한국문학논총』 55, 한국문학회, 2010)
이순욱, 한태문, 「딱지본 옛소설 『사명당전』의 판본과 유통 맥락」(『한국문학논총』 65, 한국문학회, 2013)
장유정, 「1920년대 근대 문학 생산장과 활자본 신작고소설」(『동악어문학』 89, 동악어문학회, 2023)
주석
주1

전쟁 중인 두 나라의 평화를 협상하기 위하여 선발한 대표.

집필자
유춘동(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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