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활자본. 1937년 손자 영목(寧睦)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심주택(沈周澤)의 서문이, 권말에 영목의 발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110수, 권2에 시 131수, 서(書) 8편, 유훈(遺訓) 1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대부분 시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로 자연경관을 노래한 것이며, 간혹 시사(時事)를 읊은 것, 친지간에 학문을 권면한 것 등도 있다. 이 가운데 「납설영춘(臘雪迎春)」은 섣달 매화가 봄기운을 맞이하여 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지은 시이다.
봄이 오면 꽃이 피듯이 때가 되면 세상만사도 형통한다는 철리적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모정(茅亭)」은 대숲에 둘러싸인 모정에 앉아 전해에 겪던 병고를 회상하며 지은 시이다. 모정의 주위에 있는 산수를 바라보면서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智者)는 물을 좋아하는 경지에 몰입하는 작자의 군자적 태도를 볼 수 있다.
서의 「상사백(上舍伯)」은 병이 심하여 치료차 밖에 나가 있을 때 맏형에게 올린 서한이다. 시일이 지나도 병세에 차도가 없으매 살고 싶은 의욕이 없다고 하며, 이는 평일에 불효(不孝)·불목(不睦)·불인(不仁)한 죄과라 하였다.
따라서,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고 하며, 지난날의 허물을 뉘우친 내용이다. 「유훈」은 병들어 누운 지 7개월이 지나도록 전혀 차도가 없자 아들에게 경계한 글이고, 서의 「시가아(示家兒)」 역시 아들에게 준 글로, 지난날의 불효를 후회하는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