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가 거란에게 멸망한 뒤, 928년(태조 11) 9월에 무리들과 함께 고려에 투항하였다. 당시 천덕전(天德殿)에서 고려 태조를 배알하고 세번 절하였는데, 사람들이 이를 보고 실례라고 말하였으나, 대상(大相) 함홍(含弘)만은 “나라를 잃은 사람이 세번 절하는 것은 예로부터의 예의”라고 은계종의 처지를 대변하였다. 발해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고려왕실에서 있었던 이러한 사건은 그가 학식과 덕망을 겸비한 지배층 유민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