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산전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요약

「전관산전」은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남주인공 전관산이 일찍 죽을 운명을 극복하는 이야기와 여주인공 정 소저가 영웅적 능력을 발휘하는 이야기가 합쳐진 작품이다. 특히 정 소저가 신이한 도술로 전관산의 수명을 연장하고 중국에서 없어진 옥새를 찾아내는 활약상이 중점적으로 펼쳐진다.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구성 및 형식

1책(28면). 국한문 혼용(國漢文混用) 필사본(筆寫本).

진동혁(秦東赫) 교수 소장본으로, 유일본(唯一本)이다. 한자 서체(書體)는 해서(楷書)행서(行書)의 중간체이며, 한글 서체는 흘림체이고 주6로 되어 있다. 표지가 떨어져 나가서 표제는 알 수 없으며, 내제(內題)는 ‘젼관산젼’이다. 마지막 장에 '책주(冊主) 김성모(金聖模)'라고 쓰여 있는데, 김성모가 모본(母本)을 빌려 보고 필사한 것이다.

내용

숙종대왕 즉위 초, 강원도 금강산의 학동촌에 전광월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전광월은 자식이 없어서, 주9을 받들 절을 짓고 아들을 점지 받았다. 열 달 뒤 남자아이가 태어났는데, 그 아이는 기골(氣骨)이 장대(壯大)하고 얼굴이 비범(非凡)하였다. 전광월은 아이의 이름을 ‘관산’이라 하였다. 관산은 점점 자라면서 총명(聰明)하여 주15를 모두 깨우쳤고, 풍채(風采) 또한 좋았다.

그런데 관산은 단명(短命)할 팔자(八字)라 15세에 죽을 운명이었다. 죽을 날이 가까워지자, 관산은 부모 앞에서 죽느니 차라리 나가서 죽겠다고 결심하여 노비 충남과 함께 집을 떠났다. 도중에 우연히 만난 주22로부터 한양에 사는 정 승상(丞相)의 딸과 결혼하면 살 수 있다는 비방(祕方)을 들었다. 정 소저는 전생에 옥황상제(玉皇上帝)의 서녀(庶女)였는데 죄를 지어 인간으로 태어났다. 그래서 천문지리와 음양(陰陽)의 이치(理致)를 통달하고 신이한 술법(術法)을 지닌 여성이었다.

한양에 당도한 관산은 주막 노구(老嫗)와 그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정 소저의 방으로 몰래 들어가게 되었다. 책을 보고 있던 정 소저는 관산의 사정을 듣고 측은히 여겨, 경면 주29를 이용하여 관산을 죽이러 온 불덩이를 3번 물리쳤다. 이로써 관산은 연명(延命)하게 되었다. 또 정 소저는 관산에게 과거 시험 문제도 미리 알려 주었다. 결국 관산은 장원 급제(壯元及第)하여 정 소저와 결혼하고, 임금의 명으로 공주도 아내로 맞아들였다. 관산은 이조판서(吏曹判書)에 제수(除授)되어, 부모님과 함께 한양으로 이사하였다.

그러던 중 명나라 천자(天子)가 옥새를 잃어버려, 옥새 찾을 사람을 보내라고 조선에 요청하였다. 이때 정 소저가 자원하여 사신(使臣)이 되어 명나라로 갔다. 정 소저는 주38을 부리는 도술을 써서, 주70의 번왕이 반역할 뜻이 있어서 옥새를 훔쳐갔다는 사실을 알아내 옥새를 찾았다. 이에 명나라 천자는 번국을 정벌(征伐)하였다. 그리고 관산에게는 번국왕의 직첩(職牒)을 내리고 정 소저는 왕후(王后)로 봉하였다. 정 소저가 귀국하자, 임금이 관산을 좌승상(左丞相)으로 봉하고 정 소저를 정렬부인(貞烈夫人)으로 봉하였다.

의의 및 평가

「전관산전」은 운명 극복이 점층적(漸層的) ·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고전소설이다. '단명할 운명을 타고난 남성이 재상가(宰相家)의 여성과 결연(結緣)하여 수명을 연장하게 된다'는 「연명설화」가 수용되어 있는데, 이는 고전소설 「반필석전(班弼錫傳)」 · 「사대장전 또는 사안전」 · 「이운선전」 · 「홍연전」 등에도 나타난다. 또한 「전관산전」에는 '가난하게 살던 주인공이 거짓 점을 친 것이 계기가 되어 명인(名人)이라는 헛소문이 나고 잃어버린 옥새를 찾아야 하는 고난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다시 찾은 옥새」 설화(說話)도 수용되어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연명설화」와 「다시 찾은 옥새」 설화를 두 축으로 삼아 현실에 맞게 서사를 변용하고 있다.

한편, 「전관산전」은 숙종대왕 즉위 초를 배경으로 하여 전관산과 정 소저의 이야기를 예정과 선택의 결합 구조로 풀어 나간다. 내용상 여성 주인공이 우위(優位)를 점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화소(話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작품에서 정 소저는 주체적(主體的)이고 능동적(能動的)으로 능력을 발휘하여 관산의 운명을 바꾸고, 여성의 모습 그대로 중국에 사신을 가서 활약한다. 여성 영웅소설처럼 여성이 직접 전장(戰場)에 나가 싸우지는 않지만, 여성의 능력이 파격적(破格的)으로 상승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특히 남주인공의 출생담(出生談)은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여주인공의 출생담은 간접적으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 점은 여성의 영웅성(英雄性)을 더욱 강조하는 부분이다. 또 정 소저가 남복(男服)을 입지 않고 당당히 여복(女服)을 입은 채 공적 영역(公的領域)에 진출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다만, 이 작품에서 여성성은 남성적 세계와의 평형을 유지하는 수준에서만 표출되고 있어 가부장적(家父長的) 사회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 욕구와 당대에 보편적인 남성 중심적(男性中心的) 사고를 대비시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乖離感)을 표출하는 부분이다.

이 작품이 갖는 소설사적 의의는 첫째, 여성을 보조적인 인물이 아닌 주체적 인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 둘째, 전관산과 정 소저의 만남은 예정과 선택이 결합된 성격의 만남이며 지감(知鑑)에 의한 만남이라는 점, 셋째,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유교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라는 점, 넷째, 변화해 가는 여성의 위치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전관산전」은 당시의 시대상이 잘 반영되어 있고, 여성의 잠재된 능력을 드러내 보이면서 남성의 일대기(一代記)를 그리고 있다. 따라서 여성 이인소설로부터 후기 여성 영웅소설로 전이(轉移)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 작품은 중간적이며 과도기적(過渡期的)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설이라 평가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진동혁, 「미발표 고대소설 ‘젼관산젼’ 해제」(『어문논집』 27, 고려대학교 국문학회, 1987)

논문

김근태, 「연명을 위한 탐색이야기의 한 변형」(『숭실어문』 8, 숭실어문학회, 1992)
김용기, 「출생담을 통한 여성영웅의 성격 변모 연구」(『우리문학연구』 26, 우리문학회, 2009)
이규훈, 「〈전관산전〉에 나타난 ‘다시 찾은 옥새’ 설화의 변용과 여성 우위 양상의 의미」(『어문학』 101, 한국어문학회, 2008)
조상우, 「『젼관산젼(全寬算傳)』 연구」(단국대학교 석사논문, 1995)
주애경, 「全寬算傳硏究」(『도솔어문』 4, 단국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1988)
주석
주1

국문에 한자를 섞어 씀. 우리말샘

주2

손으로 써서 만든 책. 우리말샘

주3

오직 하나밖에 없는 책. 우리말샘

주4

붓글씨에서 글씨를 쓰는 일정한 격식이나 양식. 한자에서 해서ㆍ행서ㆍ초서ㆍ예서ㆍ전서, 한글에서 궁체 따위를 이른다. 우리말샘

주5

흘림으로 쓰는 서체. 우리말샘

주6

글씨를 위에서 아래로 써 내려가는 일. 또는 그런 방식. 우리말샘

주7

책의 이름을 속표지나 본문의 첫머리 따위에 적음. 또는 그런 제목. 우리말샘

주8

베끼거나 고친 것에 대하여 근본이 되는 서류나 문건 따위. 우리말샘

주9

돌로 만든 부처. 우리말샘

주10

신불이 사람에게 자식을 갖게 하여 줌. 우리말샘

주11

기혈과 뼈대 또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기백과 골격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2

전부를 한데 모아 두루 일컬음. 또는 그런 이름. 우리말샘

주13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음. 또는 그 힘. 우리말샘

주14

드러나 보이는 사람의 겉모양. 우리말샘

주15

≪시경≫, ≪서경≫과 제자백가의 책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6

목숨이 짧음. 우리말샘

주17

사람의 한평생의 운수. 사주팔자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이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간을 간지(干支)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되는데, 이 속에 일생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우리말샘

주18

옛 중국의 벼슬. 우리나라의 정승에 해당한다. 우리말샘

주19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하는 방법. 우리말샘

주20

‘시각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1

‘아가씨’를 한문 투로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2

점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맹인. 우리말샘

주23

흔히 도가(道家)에서, ‘하느님’을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4

첩이 낳은 딸. 우리말샘

주25

우주 만물의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기운으로서 이원적 대립 관계를 나타내는 것. 달과 해, 겨울과 여름, 북과 남, 여자와 남자 등은 모두 음과 양으로 구분된다. 우리말샘

주26

사물의 정당한 조리(條理).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 우리말샘

주27

음양(陰陽)과 복술(卜術)에 관한 이치 및 그 실현 방법. 우리말샘

주28

늙은 여자. 우리말샘

주29

결정체로 된 주사. 우리말샘

주30

목숨을 겨우 이어 살아감. 우리말샘

주31

과거에서, 갑과의 첫째로 뽑히던 일. 우리말샘

주32

이조의 으뜸 벼슬. 정이품의 문관 벼슬이다. 우리말샘

주33

추천의 절차를 밟지 않고 임금이 직접 벼슬을 내리던 일. 우리말샘

주34

천제(天帝)의 아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자를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또는 왕(王)이라고 하였다. 우리말샘

주35

옥으로 만든 국새. 우리말샘

주36

임금이나 국가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 우리말샘

주37

도를 닦아 여러 가지 조화를 부리는 요술이나 술법. 우리말샘

주38

다섯 방위를 지키는 다섯 신. 동쪽의 청제(靑帝), 서쪽의 백제(白帝), 남쪽의 적제(赤帝), 북쪽의 흑제(黑帝), 중앙의 황제(黃帝)이다. 우리말샘

주39

적 또는 죄 있는 무리를 무력으로써 침. 우리말샘

주40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아치의 임명장. 우리말샘

주41

임금의 아내. 우리말샘

주42

조선 시대에, 의정부에 속하여 백관(百官)을 통솔하고 일반 정치 및 외교의 일을 맡아 하던 정일품 벼슬. 우의정의 위, 영의정의 아래이다. 우리말샘

주43

조선 시대에, 정조와 지조를 굳게 지킨 부인에게 내리던 칭호. 우리말샘

주44

그 정도를 점점 강하게 하거나, 크게 하거나, 높게 하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45

재상의 집이나 집안. 우리말샘

주46

인연을 맺음. 또는 그런 관계. 우리말샘

주47

19세기 이전에 창작된 소설을 이르는 말. 우리나라의 경우 신소설이 나오기 전까지 창작된 소설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48

어떤 분야에서 기예가 뛰어나 유명한 사람. 우리말샘

주49

남보다 나은 위치나 수준. 우리말샘

주50

소설 따위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 우리말샘

주51

어떤 일을 실천하는 데 자유롭고 자주적인 성질이 있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52

다른 것에 이끌리지 아니하고 스스로 일으키거나 움직이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53

전쟁을 치르는 장소. 우리말샘

주54

일정한 격식을 깨뜨리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55

사람의 출생과 관련된 전설이나 민담 따위의 이야기. 우리말샘

주56

영웅다운 기질이나 성품. 우리말샘

주57

남자들이 입는 옷. 우리말샘

주58

여자들이 입는 옷. 우리말샘

주59

개인 혼자만의 영역과 구분되는 것으로서,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상호 작용을 하는 영역. 우리말샘

주60

봉건 사회의 가부장제와 같은.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61

어떤 일이나 사회, 조직 따위에서 남성을 여성보다 중심에 두고 생각하거나 대우하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62

서로 어그러져 동떨어져 있는 느낌. 우리말샘

주63

사람을 잘 알아보는 능력. 우리말샘

주64

자리나 위치 따위를 다른 곳으로 옮김. 우리말샘

주65

어느 한 사람의 일생에 관한 내용을 적은 기록. 우리말샘

주66

과도기의 특징을 나타내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67

제후의 나라. 우리말샘

주68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다스림. 우리말샘

주69

나라를 잘 다스리고 온 세상을 평안하게 함. 우리말샘

주70

제후의 나라.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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