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홍만종(洪萬宗)의 『시화총림(詩話叢林)』 제4책과 임렴(任廉)이 편찬한 『양파담원(暘葩談苑)』 제4책에 수록되어 있다. 규장각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종남총지』는 모두 49항목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연산군 때의 어무적(魚無迹)의 시에서부터 동시대의 남용익(南龍翼)에 이르기까지 주요 인물들을 망라하여 그들의 시에 대한 평가와 우리나라 시학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김득신은 시명이 뛰어났던 인물이다. 비평의 태도에 있어서도 중요한 면들을 이 책에서 거론하고 있다.
김득신은 시의 본질을 “무릇 시는 천기(天機)에서 얻어지는 것”이라 하여 스스로 조화의 공을 운용하는 것을 으뜸으로 여겼다. 시의 본질을 묘오(妙悟: 묘하게 깨달음)의 세계에서 구하고 있는 셈이다.
김득신은 시 창작의 실제에 있어서 표현의 문제, 곧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표현의 사실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시 표현상 사실적인 묘사를 중시하면서 시의 회화성까지도 강조한다. 김득신은 정경을 묘사하는 데 있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경핍진(寫景逼眞)’의 정신을 두드러지게 주장한다.
김득신은 시적 감흥을 제대로 표출하기 위하여 시어의 조탁(彫琢)과 단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시인의 보다 세련되고 보다 훌륭한 표현 욕구를 높게 평가하려는 비평안이 작용한 것이다.
김득신은 가치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시 작품의 예술적인 성공여부에 판단기준을 설정하여 시를 평가하는 올바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시를 아는 사람은 시로써 사람을 취하고, 시를 모르는 사람은 명성으로써 시를 취한다.”라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평시(評詩)의 어려움을 논하면서, 참다운 시평의 안목을 지닌 사람만이 시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또, 당시 시단에 시다운 시가 없게 된 원인을 과시(科詩)의 투식(套式: 굳어진 틀로 된 법식)이 널리 퍼져 있는 현실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시체를 적극 비판하였다.
『종남총지』는 조선 후기에 나타난 시화 중에서 비교적 내용이 전문적이고 저자의 주관이 뚜렷이 나타나 있어 시학연구의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