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저자는 1813년(순조 13)에 진사가 되었고 1816년 식년문과에 합격하였다. 이후 순조, 헌종, 철종의 3조에 걸쳐 벼슬살이를 하였다. 문과에 합격한 직후 승정원의 가주서(假注書)에 보임되었다.
이후 승지나 한림 등 왕의 시종관직에 오래도록 근무하면서 국왕의 측근으로 활약했다. 철종 2년(1851)에는 우의정에 올라 정승의 반열에 참여했고 동왕 3년에 좌의정이 되었다가 같은 해 4월 26일에 사직했다. 좌의정에서 사직한 2년 후인 철종 5년(1854)에 사망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사망하던 해인 1854년에 지나간 관직생활을 회상하면서 썼으며 만필(漫筆), 만록(漫錄) 1, 만록 2로 구성되었다. 서문과 발문 및 목차가 없어서 집필 동기나 집필 일자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통해 보면 저자가 후손들에게 관직 생활, 가정생활 등에 필요한 처세술과 훈계 등을 알려주고 자신의 관직 생활을 정리하고자 한 의도에서 집필했음을 알 수 있다.
만필은 일을 처리하는 요령, 세상사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처세법을 위시해 점복과 사치를 경계하는 등의 훈계 내용이 주이다.
이외에 불길한 사람을 판별하는 관상법, 음식과 여색을 경계하는 훈계문, 임신에 관련해 조심해야 할 점 및 노복들을 다스리는 법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요컨대 만필은 저자가 자신의 삶에서 몸으로 터득한 처세술과 생활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해 주는 내용이다.
만록은 저자의 과거응시부터 시작해 철종 3년 좌의정으로 치사할 때까지의 사실을 편년체 형식으로 서술한 것이다. 16세에 아버지를 따라 증광감시에 응시한 것을 필두로 저자가 문과시험에 최종합격하기까지의 기나긴 과정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19세기 당시의 과거제 실정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순조의 치세와 익종의 대리청정기에 승지나 한림 등의 시종직을 장기간 역임하였다. 이에 따라 저자는 순조에 대해 남다른 애모의 정을 나타내고 있으며 만록 중간 중간에 저자와 순조 사이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 만록에는 저자가 함경도, 전라도, 강화도 등에서 외직을 역임할 때 이룩한 치적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종환록은 19세기에 성공적인 관료생활을 보낸 한 벼슬아치의 처세술과 삶의 지혜를 보여준다. 여기에 덧붙여 당시의 과거제와 관료제 등에 대한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