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활자본. 1936년 7세손 종한(宗瀚)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이의덕(李義悳)·박영로(朴永魯)의 서문, 권말에 박현구(朴顯求)·종한의 발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74수, 서(書) 6편, 제문 2편, 묘표 1편, 권2에 잡저 8편, 부록으로 행장·묘갈명·묘지명·수갈고유문(竪碣告由文)·산남재기(山南齋記)·산남재상량문(山南齋上樑文)·지(識)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대개 농촌의 자연 환경이나 시사(時事)를 읊은 것이다. 「서시소동(書示小童)」은 권학시로서 학생들의 독서 의욕을 북돋아주기 위해 지은 것이다. 서(書)의 「답종생이융기의례문목(答從甥李隆基疑禮問目)」은 소렴(小斂 : 시신을 옷과 이불로 쌈.) 뒤에 제기(祭器)를 사용하는 것, 교대(絞帶 : 상복에 띠는 삼띠)의 좌우와 사후토(祠后土) 및 영악(靈幄)의 진설 등의 절차에 대한 질의에 답한 것이다. 저자의 학문 깊이를 알 수 있는 글이다.
잡저의 「천인일리설(天人一理說)」은 하늘의 이치와 사람이 존재하는 경위를 설명하면서 선유의 천인합일설을 부연한 내용이다. 역대 학자들의 학설을 인용, 우리 나라의 독특한 천관(天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조존설(操存說)」과 「신언잠(愼言箴)」은 스스로 경계하기 위해 지은 글로 저자의 처세관을 엿볼 수 있다.
「붕당설(朋黨說)」은 당시 사색 당쟁으로 국력이 손상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하고, 무편 무당을 정책의 근본으로 삼아 편당에 치우치는 자는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 글이다. 「죽장기(竹杖記)」는 자신의 죽장의 이름을 차군(此君)이라 하고, 자를 용손(龍孫)이라 한 이유를 적고 지팡이의 구실을 논한 문장이다.
이 밖에도 「전묘일기(展墓日記)」는 대구 팔공산의 선대 묘소에 성묘 차 가는 길의 경관을 기술한 것으로 문장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