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치사(致辭)’라고도 한다. 궁중에 경사가 있을 때 잔치 자리에서 악공(樂工)이 임금에게 올리는 송축사로, 왕이나 왕후·왕자·공주들의 공적을 치하하고 왕실의 무궁한 번영 등을 송축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 근원은 월(越)나라 신하들이 그 임금을 송축한 데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풍습이 후대로 이어져 송대(宋代)에 이르러 우리나라에까지 전파되게 되었다.
치어는 대체로 임금의 어연(御宴)이나 왕자·공주의 책봉연(冊封宴), 등석(燈夕)·팔관(八關)의 잔치, 군신의 대연(大宴), 중국사신을 맞는 잔치, 중국 황태자·공주의 책봉 등에 따른 연회에 주로 사용되었다.
문체는 표(表)와 대동소이하나 변려문으로 되어 문장이 화미(華美)하고, 맨 끝에 근체시(近體詩) 한수를 붙여 구호(口號)라 하여 입으로 외우게 한 것이 특색이다. 더러는 ‘구합곡(句合曲)’, 곧 구(句:곡조 이름)라는 합주곡(合奏曲)을 붙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잔치 자리에 악공이나 가희(歌姬)가 들어가고 나올 때 부르는 가곡의 가사를 첨부하기도 하는데, ‘입문(入問)’은 들어갈 때 부르는 가곡이고, ‘화심답(花心答)’은 가희가 답할 때, ‘출퇴(出退)’는 물러나올 때 부르는 가곡의 가사이다.
이들은 모두가 왕실의 안녕과 공덕을 송축하고 온 나라가 다같이 환호하는 뜻을 그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