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탑돌이는 승려가 염주를 들고 탑을 돌면서 부처의 큰 뜻과 공덕을 노래하면, 신도들이 그 뒤를 따라 등을 밝혀 들고 탑을 돌면서 극락왕생(極樂往生)을 기원하는 불교의식이었으나, 불교가 대중화되면서 민속놀이로 변화하였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불교음악으로 법악기(法樂器)인 범종(梵鐘) · 운판(雲板) · 목어(木魚) · 법고(法鼓)를 치면서 범패(梵唄)와 염불만 하였으나, 뒤에 와서 삼현육각(三絃六角)이 연주되고 「포념(布念)」 · 「백팔정진가(百八精進歌)」 등 민요풍의 노래도 부르게 되었다.
또한, 부처에 대한 칭송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내용에서 크게는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작게는 개인의 소원을 비는 것으로 내용이 바뀌고, 큰 절에서는 수백 명이 참가하는 탑돌이가 장관을 이루기도 하였다.
탑돌이는 먼저 귀의불양족존(歸依佛兩足尊) · 귀의법이욕존(歸依法離欲尊) · 귀의승중중존(歸依僧衆中尊)을 제창하는 삼귀의례(三歸依禮)를 한 다음에 시작되는데, 십바라밀다정진도(十波羅蜜多精進圖)를 그리면서 돌게 된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보시(布施)라 하여, 단월형(丹月形)을 그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둥근 달을 그리면서 돌고, ② 지계(持戒)라 하여, 반월형(半月形)을 그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반달을 그리면서 돌고, ③ 인욕(忍辱)이라 하여, 혜경형(鞋經形)을 그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신날 모양을 그리면서 돈다.
④ 정진(精進)이라 하여, 전자형(剪子形)을 그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위 모양을 그리면서 돌고, ⑤ 선정(禪定)이라 하여 구름 모양을 이루며, ⑥ 지혜(智慧)라 하여, 금강저형(金剛杵形)을 그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절구 모양을 그리면서 돌고, ⑦ 방편(方便)이라 하여, 좌우쌍정형(左右雙井形)을 그려 좌우에서 두 우물 모양을 그리면서 돈다.
⑧ 원(願)이라 하여, 전후쌍정형(前後雙井形)을 그려 상하에서 두 우물 모양을 그리면서 돌고, ⑨ 역(力)이라 하여, 탁환이주형(卓環二周形)을 그려 두개의 이중고리 모양을 그리면서 돈다. ⑩ 지(智)라 하여, 성중단월형(星中丹月形)을 그려 작은 원 셋을 싼 큰 원 모양을 그리면서 돈다.
탑돌이는 민속놀이지만 원래가 불교의식이었기 때문에 매우 경건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에 탑돌이가 불교의 교세와 더불어 쇠퇴하였는데, 1970년에 속리산 법주사의 탑돌이가 재연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