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법으로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것은 토장(土葬)·화장(火葬)·수장(水葬)·수상장(樹上葬)·조장(鳥葬) 등이 있는데, 풍장도 옛날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사체처리방법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풍장은 사체를 지상이나 나무 위, 암반 등과 같은 자연상태에 유기하여 비바람을 맞아 부패되게 하여 자연적으로 소멸시킨다는 데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법은 민족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이면에 사령(死靈)을 천계나 저승으로 장송하는 데 보다 유리한 방법이라는 인간관 내지는 영혼관·자연관이 숨어 있다. 흔히 풍장을 복장제(復葬制) 혹은 이중장제와 혼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엄격히 구분된다.
복장제 혹은 이중장제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두 번 행하되 가장(假葬)으로 생각되는 제1차 장에서 시체를 완전히 썩여 가지고 탈육된 유골을 본장이라고 생각되는 제2차 장으로 처리하는 장법이다. 이러한 장법의 제1차 장이 풍장의 형태와 유사한 점에 착각하여 복장제를 풍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풍장은 사체를 자연상태에 영원히 방치하여 버린다는 점에서 복장제와 구분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복장제와 구분되는 풍장의 사례가 서해안의 도서지방에 전래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마마에 걸려 죽은 아이들을 짚으로 짜서 나무에 높이 매달아 두고, 나중에 뼈를 다시 처리하는 일이 없이 방치한다. 아기의 사체를 풍장으로 처리하는 사례 외에는 전래되고 있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풍장법의 유래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 길이 없다.
다만 사체를 나무 위나 산, 암반 위에 두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나 『위지(魏志)』 등에 있어서 풍장의 유례를 추측하게 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이 복장제의 제1차 장을 말하는 것인지, 풍장을 말하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풍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