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양공(良工) 수룡대전(水龍大電)이 그린 수월관음도이다. 불화로서는 드물게 종이 바탕에 채색하였으며, 그림의 크기는 세로 39㎝, 가로 24.5㎝이다. 원래 해인사 관음전에 봉안하였으나, 현재는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수월관음도는 본격적인 예배용 불화와는 달리 특이한 구도를 갖추고, 또 화풍도 일반적인 불화의 화풍과는 다른 독특한 작품이다. 중앙에 그려진 관음도 외의 화면은 감색(紺色)으로 칠하여 윗 부분에는 진언(眞言)을 범자(梵字)로 표기하고, 아랫 부분에는 “광서 2년 해인사 관음전에 봉안하였다. ”는 화기(畫記)를 적고 있다.
중앙에는 원형의 화면을 마련하여 그 안에 수월관음도를 그렸는데 수묵담채화풍의 수법을 보이고 있다. 바위에 걸터앉은 관음의 모습은 도포와 같은 복장과 늘어뜨린 머리칼 등 보살형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선인(仙人)의 풍모를 지니고 있어 특이하다.
해변가 바위에 걸터앉은 관음의 주위에 대나무숲이 보이고 청조(靑鳥)가 날고 있으며, 또한 관음 곁에 버들개지가 꽂힌 정병(淨甁)이 놓인 점 등 전통적인 수월관음도 도상(圖像)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도나 필치, 채색 등에 형식적이고 소략한 점이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이 관음도는 연대가 오래지 않은 19세기의 작품이지만, 불화풍이 아닌 수묵화풍으로 그려져 전각에 봉안되었다는 점에서 그 유례가 희귀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