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조봉묵의 손자 조백순(曺百淳)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양진영(梁進永)의 서문, 권말에 조백순의 발문이 있다.
4권 2책. 목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226수, 권2에 잡저로 서(序) 14편, 기(記) 6편, 서(書) 2편, 설(說) 2편, 해(解) 2편, 제문 2편, 전(傳) 1편, 부(賦) 1편, 찬(贊) 1편, 기타 3편, 권3·4에 부록으로 재종손 조봉순(曺琫淳)의 유사록(遺事錄), 고광선(高光善)의 행장, 윤정의(尹正儀)의 효행찬(孝行贊), 저자의 아버지와 아들까지 3대의 효행을 기려 세운 삼효사(三孝祠)에 관한 글 8편, 저자와 수창(酬唱)한 문인들의 시 70수, 정만조(鄭萬朝)가 짓고 송지헌(宋之憲)이 쓴 삼효사기(三孝祠記)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단아하고 진중해 탈속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운데에는 「투춘(偸春)」 등 일상적 생활에서 접하는 자연물이나 계절의 변화를 서정적으로 읊은 것이 많다. 「유금석정(遊錦石亭)」·「해월산(海月山)」·「금오산(金鰲山)」과 같은 기행시도 다수 실려 있다. 「팔로시(八老詩)」는 늙은 재상·장군·유학자·협객·의원·승려·농부·기생 등의 제각기 다른 노후 생활을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노농(老農)의 경우 “농사짓기의 교묘함을 늙어서야 알았도다/ 수시로 논갈고 모내어 때를 놓치지 않으니/ 가을에 수확하여 한해가 여유롭다/ 항상 어린아이를 따라 바쁘기가 그지없다.”라고 하였다.
서(序)에는 동갑계(同甲契)를 다룬 「갑계안서(甲契案序)」 등 계안의 서가 다수 있다. 기 가운데 「유무등산기(遊無等山記)」에는 무등산의 풍광과 함께 승려와 교유하는 저자의 불교 교리에 대한 이해를 쓰고 있어, 저자의 사상적 영역이 넓었음을 엿볼 수 있다. 「학가설(學稼說)」에서는 성리설과 시문에 전념해 관직에 뜻을 두지 않고 자적(自適)하는 필자의 생활을 논하고 있다. 그밖에 「우마논공해(牛馬論功解)」 등 중국의 고전을 읽고 난 뒤 자신의 감회를 논한 글도 상당수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