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4월 6일부터 6월 21일까지 주2에 ‘석춘자(惜春子)’라는 필명으로 연재되었으며, 1912년에 보급서관(普及書館)에서 단행본으로 발행되었다.
이 작품은 서문과 발문에 소설에 대한 작가의 견해가 첨가되어 있어 주목된다.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오늘날 실제 있었던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재미와 영향을 주고자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동학농민운동 직후 한 부패한 봉건 관료가 힘없는 백성들을 유린하다가 결국 파멸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전라남도 장성의 이름난 기생 선초는 수청을 거절하고 훌륭한 남편감을 기다리며 절개를 지킨다.
이 소문을 들은 주1 이 도사는 동학란 평정을 구실로 부정(不正)하게 삼남(三南)의 시찰사가 되어, 많은 양민을 동학당으로 몰아 죽였으며 옳지 못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뒤 장성에 도착한다.
그는 선초의 절개를 꺾기 위해, 선초의 아버지 최호방에게 동학 관련 혐의를 뒤집어씌운다. 선초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결국 이 도사에게 몸을 허락하고 만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이 도사는 선초와 백년해로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타지로 떠나버린다. 이 도사에게 배신당한 선초는 그만 아편을 먹고 자결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선초의 동생 모란이 나타나 이 도사의 죄상을 폭로하며 언니의 원수를 갚는다.
이후 이 도사는 거지가 되어 모란의 집에 와서 구걸하다가 망신을 당하고 쫓겨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기생 선초의 효와 정절을 일차적인 주제로 내세우면서, 이 도사라는 인물을 통하여 동학농민운동을 전후한 시기에 부패한 관료들의 모습을 폭로하였다.
이는 다양한 독자층을 포섭하기 위한 소설적인 전략의 일환이며, 한일 강제 병합 직후 『매일신보』에 연재된 이해조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직후의 시대상이 사실적으로 반영되어 있고, 서문과 발문에 작자의 소설관이 드러나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