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4월 6일부터 6월 21일까지 66회에 걸쳐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연재,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특히 서문과 발문에 작가의 소설에 대한 견해가 첨가되어 있어 문학사적인 의의를 가진다.
즉, 서문에서는 주제의 현실성 및 시대상 반영이라는 현실주의적 문학관을 언급하고 있으며, 발문에서는 ‘빙공착영(憑空捉影 : 허공에 기대 그림자를 잡음)’이라고 하여 소설의 허구성에 대한 근대문학 최초의 자각을 엿볼 수 있다.
전라남도 장성군에 사는 최호방은 나이 40에 퇴기 춘홍을 얻어 선초·모란 두 딸을 두었다. 선초는 재색과 천성이 남달리 뛰어날 뿐 아니라 여느 기생과 달리 백년해로할 훌륭한 낭군만 기다리며 절개를 지키고 온갖 유혹과 위협을 뿌리친다.
이 소문을 들은 호색한 이도사는 동학란 평정이라는 구실로 부정하게 삼남(三南) 시찰사가 되어 많은 양민을 동학당으로 몰아 죽이고 부정축재를 한 뒤 장성에 도착한다.
그는 선초의 절개를 꺾기 위하여 아버지 최호방을 동학 관계 혐의로 누명을 씌워 몰아넣는다. 선초는 아버지를 살리려는 효성 때문에 굴복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 시찰에게 몸을 허락하더라도 백년해로를 맹세하도록 한 뒤 계약서까지 요구하는데, 이 시찰이 배반하자 자살한다. 그 뒤 이 시찰은 공금횡령죄로 처벌을 받고 선초의 혼령에 시달리며 액운이 그치지 않게 된다.
이때 언니의 원수를 갚으려는 동생 모란이 나타나 만인 앞에서 죄과를 폭로하여 그를 몰락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기생 선초의 효와 정절을 일차적인 주제로 내세우고, 여기에 동학란을 전후한 시기의 부패한 관료들의 이면상을 이 시찰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폭로한 것이다.
이 작품은 효와 열의 강조와 악인의 징계 등 다른 신소설들에 비하여 특별히 참신한 점은 볼 수 없다. 그러나 동학란을 통한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고 작자의 소설관이 드러나 있어 새로운 의식을 보여준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