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7월 7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일신보』에 상·하편으로 나뉘어 115회 연재되었고, 1913년신구서림(新舊書林)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이 작품은 상투적인 신파조로 고부간의 불화로 인한 가정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여승지의 외며느리인 박씨는 용모도 아름답거니와 마음씨도 고와 시부모 공경하기를 극진히 한다. 그러나 여승지의 삼취(三娶) 부인인 구씨는 자기 소생의 며느리가 아니라는 데서 박씨 부인을 눈의 가시처럼 대한다. 이에 구씨 소생의 딸 채란과 아이종 추월이가 동조한다. 그러다가 여승지의 아들 경현이 동경으로 유학간 뒤 이들의 박대가 표면화된다.
구씨와 추월이는 박씨 부인이 외간 남자와 통정을 하여 임신 끝에 낙태한 것처럼 조작하여 누명을 씌워 시가에서 내보낸다. 구씨는 겉으로는 박씨 부인더러 일시 친정에 가 있으라고 하면서 뒤로는 최모에게 돈을 받고 팔아버리려는 음모를 꾸민다. 그러나 박씨 부인은 구씨와 추월이의 계략에 빠져 갖은 고생을 다하나 낭군 경현에 대한 굳은 절개와 교전비(轎前婢: 옛날 새색시를 따라가던 여자 종) 은례를 비롯하여 차두형·갈춘영 등 의로운 사람들의 활약으로 무사하게 된다.
반면에 구씨와 추월이는 박씨 부인의 살해를 청부받은 조선각에게 오히려 죽음을 당하고 만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흉행의 혐의를 엉뚱하게 박씨 부인이 받게 되나 유학 갔던 경현이 돌아오고 또 한 번의 파란 끝에 박씨 부인의 결백과 굳은 절개가 입증된다.
이 작품의 서두는 모종해온 봉선화를 가지고 박씨 부인·은례·구씨 모녀·추월이 사이의 다툼을 보여준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으로 작가의 소설적 기법을 확연히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고부간의 갈등을 축으로 하여 가정 비극을 그린 이 작품은 서사구조가 구소설적이다. 인과응보와 사필귀정 및 권선징악의 주제는 이해조의 후기 소설의 특징이다. 이 작품은 혁신단(革新團)에서 1913년 5월 신파극으로 공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