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골족 (여우난골)

현대문학
작품
백석(白石)이 지은 시.
정의
백석(白石)이 지은 시.
개설

4연 9행의 자유시이다. 1935년 12월 『조광』에 발표되었고 1936년 1월백석의 시집 『사슴』에 재수록되었다.

내용

이 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명절날 아침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큰집에서 목격하고 경험한 일들이 순차적으로 그려진다. 장형의 네 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호흡이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유년 화자의 어조를 활용하고 있으며 반복과 열거의 방식을 주요 표현 수단으로 삼고 있다. 어지럽고 숨 가쁘게 이어지는 서술방법은 어린아이들이 보고 느낀 사실을 첨삭 없이 진술하는 어법과 흡사하다. 이 시의 어린 화자는 명절날 큰집에서 만난 친척들과 먹은 음식, 함께 한 놀이 등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모든 장면들을 낱낱이 열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족공동체의 명절 풍경은 풍성하게 재현된다.

이 시의 특징은 사슬처럼 이어져 결속력을 강조하고 있는 구성 방식이다. 첫 번째 연에서는 “나는 엄매아배 따라 우리집개는 나를 따라”라고 하여 ‘엄매아배’를 따라 ‘나’가 이어지고 다시 ‘나’의 뒤를 ‘우리집개’까지 따라서 줄지어 큰집을 향하는 장면을 그림처럼 보여준다. 2연에서는 큰집에 모인 친척들 모두가 상세하게 묘사된다. 개별 인물의 특징과 삶의 역정에 이어 그 가족 구성원들을 모두 나열함으로써 가족사와 혈연적 유대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여우난골족’의 공동체 분위기는 이들이 함께 나누는 각종 음식과 놀이의 재현으로 더욱 구체적인 감각을 획득한다. 유년 화자의 시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강조되는 음식과 놀이의 세계는 토속적인 가족 공동체에 내재하던 행복한 원체험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이 시의 유년 화자는 자신의 체험을 그대로 묘사하고 서술할 뿐이어서 더욱 핍진한 느낌을 준다. 친족의 유대관계와 각종 음식과 놀이 등 전통적 삶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복원되면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공동체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의의와 평가

토속적인 어휘와 어법으로 공동체의 삶을 복원하는 백석 초기시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시이다. 이 시에서는 친족 공동체의 명절 풍경을 상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전통과 공동체의 정서를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재현해낸다.

참고문헌

「백석 시의 로컬리티」(이현승, 『한국근대문학연구』 25호, 2012.4)
「백석 시의 세 가지 경향」(유성호, 『한국근대문학연구』 17호, 2008.4)
「백석 시의 동심지향성」(이혜원, 『생명의 거미줄』, 소명출판, 2007)
「백석 시의 공간 구조 연구」(김지녀, 『상허학보』 16집, 2006.2)
「백석 시의 반복 기법 연구」(이경수, 『상허학보』 7집, 2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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