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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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白石)이 지은 시.
정의
백석(白石)이 지은 시.
개설

1연 32행으로 이루어진 자유시이다. 1948년 10월 『학풍』 창간호에 발표되었다. 백석의 후기시를 대표하며 자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준다. 시의 제목은 ‘남신의주(신의주 남쪽) 유동에 사는 박시봉 집에서’라는 뜻으로 편지에 적는 발신인의 주소에 해당한다. 서간체 형식으로 이루어진 시의 내용과 어울린다.

내용

시의 구성은 1~8행까지의 처음, 9∼23행까지의 중간, 24∼32행까지의 끝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부분에서는 박시봉의 집에 들기까지의 방황의 과정을, 중간 부분에서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느낀 슬픔과 절망감을, 끝부분에서는 현실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각성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시의 화자는 시인 자신에 가까운데, 가족과 떨어져서 객지의 낯선 방에 칩거한 채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슬프고 부끄러운 과거의 삶을 회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크고 높은 것”의 존재를 깨닫고 집착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깨닫는 과정이 잘 드러난다. 시의 끝부분에서는 ‘갈매나무’를 통해 “드물고 굳고 정한” 존재를 향한 자아의 이상을 투사한다.

이 시에서는 유장한 호흡과 잦은 쉼표로 내면의 진솔한 고백을 담아낸다. 내면의 독백이 사실적으로 전달되는 이 시의 산문적 어조는 압축과 절제의 방식보다 화자의 회한과 숙고를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어조로 인해 이 시의 진정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 시의 독특한 개성을 이루는 갈매나무의 상징은 산문적 진술만으로 획득하기 힘든 시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아름답고 고고한 갈매나무에서 오랜 번뇌의 끝에 집착에서 벗어나 새롭게 각성된 시인의 자아를 엿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시는 민족의 고난과 함께 하는 유랑생활의 비애를 그리면서도 숭고하고 강한 의지를 지향하는 고매한 정신을 제시하여 한국시의 수준을 드높이 끌어올린 작품이다.

참고문헌

『백석 시어의 힘』, (최정례, 서정시학, 2008)
『백석 시의 심층적 탐구』, (이숭원, 태학사, 2006)
『백석 시 읽기의 즐거움』, (최동호 외, 서정시학, 2006)
『백석 시 바로 읽기』, (고형진, 현대문학, 2006)
「백석 시의 숭고와 그 의미」, (박민규, 『한국시학연구』 23호, 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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