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본 『자비도량참법』 음독구결에는 5종의 자료가 있다. 이 가운데 ‘대구 개인소장본’과 ‘성암박물관 소장본’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목판본으로 전체 10권 가운데 1권에서 5권까지만 남아 있다. 판본(板本)의 간행 연대가 1381년이므로 책의 간행 연도도 이 시기를 넘을 수 없고, 음독구결의 기입 연대 역시 14세기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다.
이 구결 자료에는 ① 처격조사 ‘(긔)’가 단독으로 사용된 예가 있다는 점(於是), ② 나열구문에 ‘…(여)…(여호ᇙ)’ 구성이 나타난다는 점, ③ 조건절에 ‘尺(호ᇙ자긔)’, ‘(호ᇙ저긔)’가 사용된 점, ④ 명사적 용법으로 사용된 ‘(ᄂᆞ)’가 확인된다는 점(/ᄒᆞᄂᆞ로), ⑤ 도치된 목적어절에 ‘(은ᄃᆞ여)’, ‘(은ᄃᆞᆯ여)’가 사용된 점, ⑥ 조건의 의미로 사용된 ‘(ᄒᆞ며히)’가 사용된 점, ⑦ 비유구문에 ‘-(다ᄒᆞ)’가 사용된 점, ⑧ ‘(을곤)’, ‘(을ᄒᆞᄂᆞᆯ)’, ‘(을ᄒᆞ며)’, ‘(은ᄃᆞᆯᄒᆞ며)’, ‘(인ᄃᆞᆯᄒᆞ야)’, ‘(이노(ㄴ)ᄃᆞᆯᄒᆞ야)’처럼 복합형 구결이 많이 나타나는 점 등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소망 표현에 나타난 ‘(코ᄇᆞ져ᄒᆞ야)’와 ‘(ᄒᆞ야이)’, ‘(ᄒᆞ다이)’, ‘(니이)’, ‘(ᄒᆞ란대이)’, ‘(커늘이)’처럼 어말어미 뒤에 나타나는 ‘(이)’와 ‘(컨니와)’, ‘(건니오)’처럼 ‘니’를 두음을 첨기한 형상은 다른 문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필사본(筆寫本)으로, 10권 5책 중에서 현재 3·4권, 9·10권 2책만 남아 있다. 이 자료에는 홍무12년(1379년)의 지(誌)가 붙어 있는데, 구결이 기입된 시기도 이에서 멀지 않은 시기로 보인다.
이 구결 자료의 특징으로는 ① ‘(ᄒᆞ다가)’에 다양한 선어말어미가 개입한 ‘(ᄒᆞ드샤가)’, ‘(ᄒᆞ야다가)’, ② ‘-ㄴ마ᄅᆞᆫ’에 ‘-소-’가 개입한 ‘(ᄒᆞ야소마ᄅᆞᆫ)’, ③ 사동의 ‘令(ᄒᆡ)’, ④ 조건절의 ‘(호ᇙ여긔)’, ‘(혼여긔)’, ⑤ 명사적 용법의 ‘(ᄂᆞ)’, ⑥ 조건의 ‘(ᄒᆞ며히)’, ⑦ 비유구문의 ‘-(다ᄒᆞ)’, ⑧ 도치된 목적어절에 나타나는 ‘(은ᄃᆞ여)’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