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낙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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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작품
지운영(池雲英)이 1917년 상해(上海)에서 발간된 중국 화보를 보고 임모한 산수인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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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지운영(池雲英)이 1917년 상해(上海)에서 발간된 중국 화보를 보고 임모한 산수인물화.
내용

이 작품은 지운영이 상해에서 1885년 발간된 마도(馬濤)의 인물화보인 『시중화(詩中畵)』권상(卷上)13의 작품을 보고 거의 그대로 임모한 것이다. 1876년 서양의 동판인쇄술이 근대적 상공업 도시인 상해에 전래된 이후, 풍부한 상업자본과 서화수요층으로 급부상한 중산층의 문화적 갈증이 결합되며 많은 화보(畵譜)들이 출판되었다. 『시중화』는 그러한 화보들 가운데 하나이며, 안중식과 조석진 등을 비롯한 근대 한국 화가들이 『시중화』를 즐겨 임모하였다.

그림의 근경에는 키가 큰 소나무로 둘러싸인 좁은 산길을 말을 탄 문인이 오르고 있다. 오른쪽 여백에 적혀 있는 제기(題記)에서 제작 배경과 소장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 먼저 지운영이 1917년 이른 봄 자(字)가 경강(鏡江)인 마도의 화보를 임모한 다음 건륭연간 『사고전서(四庫全書)』의 편찬에 참여한 기윤(紀昀 1724~1805)의 시를 옮겨 적어 춘고(春皐) 박영효(朴泳孝)에게 준다는 것이다. 기윤의 시는 “긴 소나무에 해가 지는데 말을 타고 서풍을 맞네. 만리 길을 종군하였으나 기개가 빼어난 영웅이로세(長松落日 匹馬西風 從軍萬里 磊落英雄).”라고 하여 시대를 잘못 만난 영웅의 쓸쓸한 모습을 읊은 것이다. 이러한 시와 출사(出師)를 상징하는 기마인물이 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청(淸)과 일본의 간섭이 거세지던 무렵 정계를 떠나 시서화에 전념한 지운영 자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바로 아래의 제기는 1923년 박영효가 다시 이토(伊東)라는 일본인에게 선물한다는 내용이다.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밖에 지운영은 상해에서 발간된 『인재화승(紉齋畵賸)』, 『점석재총화(點石齋叢畵)』, 『시중화(詩中畵)』(1885), 『고금명인화고(古今名人畵稿)』, 『소훈본 개자원화전(巢勳本 芥子園畵傳)』 등의 화보들을 임모한 작품을 다수 남기고 있다. 이 작품은 근대 초기의 한국 화단에 중국의 해상화파(海上畵派) 화풍이 전래 수용되는데 인쇄매체인 화보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다.

참고문헌

「백련 지운영(1852-1935)의 회화관과 작품세계 연구」(김재한,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7)
「지운영과 그의 화풍 : 해상화파와의 관련을 중심으로」(최경현, 『한국근대미술사학』15,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2005)
「청대 해파화풍의 수용과 변천」(김현권, 『미술사학연구』217·218, 한국미술사학회, 1998)
집필자
최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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