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채나무는 층층나무과의 큰키나무이다. 높이는 10m 정도까지 큰다. 동북아시아 온대 지역에 넓게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산기슭이나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학명은 Cornus walteri F.T.Wangerin 이다.
잎은 넓은 타원형으로 마주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나무껍질은 진한 흑갈색인데 감나무처럼 그물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꽃은 5∼6월에 새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하얀 꽃들이 나무 전체를 덮으면서 피기 때문에 멀리서도 잘 보인다. 열매는 9∼10월 까맣게 익는다.
말채나무와 유사한 나무로 곰의말채나무가 있는데, 말채나무와는 달리 나무껍질이 그물 모양으로 갈라지지 않고 잎맥이 더 많다. 말채나무는 습기가 충분한 산골짜기에서 잘 자란다. 햇볕을 좋아하나 추위에 강하며 음지에서도 비교적 잘 견딘다.
말채나무라는 이름은 이 나무가 말의 채찍에 아주 적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봄에 한창 물이 오를 때 가느다랗고 낭창낭창한 가지는 말채찍을 만드는 데 아주 적합하다. 말채찍으로 사용할 정도면 탄력도 있어야 하겠지만 아주 단단해야 한다.
‘거양목(車梁木)’으로도 부르는데, 이 나무를 수레의 대들보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말채나무의 옛 이름은 송양(松楊)이다. 『물명고(物名攷)』에는 “나무껍질은 소나무와 같고 목재는 버들과 같다. 잎은 배나무와 비슷하고 열매는 갈매나무 열매를 닮았다. 쪄서 즙을 내면 붉은색을 얻을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고구려의 승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세웠다는 계룡산의 갑사로 가는 길에는 군락을 이룬 말채나무를 만날 수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하루는 말이 사찰로 들어서면서 주인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꿈쩍도 않던 말이 말채나무 가지로 툭 치니 비로소 주인을 따라 움직였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절 입구에 말채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말채나무 노목들이 많다. 대개가 사연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은 충청북도 괴산군 사리면 사담리에 있는 500년 된 큰 나무로 높이가 16m, 둘레가 1.8m나 된다. 이 나무는 단양우씨가 후손의 번영을 위해 수구수(守口樹)로 마을 앞에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그 뜻은 편책(鞭策), 즉 채찍질한다는 의미로 후손에게 격려의 뜻을 함축시켜 기념한 것이라고 한다.
농촌의 동네어귀 마을숲에서 종종 볼 수 있으며,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공원이나 정원에 심어 기른다. 말채나무처럼 큰 나무는 아니지만 낙엽 관목으로 흰 꽃이 피고 겨울가지가 빨간 흰말채나무도 조경수로 흔히 심는다. 목재는 재질이 좋아 기구재나 무늬목, 합판재로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잎을 지사제(止瀉劑)로 쓴다.